차세대 스토리지로 꼽히는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국내 빠르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상승세를 탄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에서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저변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이 추진 중인 망분리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망분리 시스템 구성 요건으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요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거의 모든 망분리 프로젝트에 기본이 된 것처럼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대한 요구가 빠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망분리란 보안 강화를 위해 인터넷망과 업무망을 분리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3년 3월 20일 발생한 전산망 마비 사건을 계기로 금융권 망분리가 의무화됐다. 은행을 포함한 제1금융권은 올해까지, 증권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은 내년까지 망분리를 완료해야 한다.
망분리가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견인하는 배경에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다. 소프트웨어(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망분리를 구현하는 이른바 ‘논리적 망분리’를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중요한데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바로 이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반도체인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스토리지보다 10배 이상 빠른 입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국내 기업에서 데스크톱가상화(VDI)가 확산되고 점도 올플래시 스토리지 확산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VDI는 중앙시스템에 사용자가 접속해 마치 실제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구현하는 기술이다.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보안에도 유리해 VDI가 기업 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VDI 성능에도 스토리지가 큰 영향을 미치면서 데이터 처리가 빠른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주목받는 것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하드디스크 제품 중심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EMC 관계자는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초기 진입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본다”며 “데이터베이스(DB)와 같이 스토리지 핵심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수 바이올린메모리 지사장은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확산 속도가 기대 이상”이라며 “국내 스토리지 시장 하드디스크 기반에서 플래시로 확실히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