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넘어 신체 기능 보완·대체하는 반도체 연구 `눈길`

심전도·이동거리 등을 측정해 활동량을 알려주는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신체 일부 기능을 대신하거나 신체에 이식하는 첨단 웨어러블 의료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시각, 뇌신경 등 인체 주요 기능을 보완·대체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4일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국제시스템온칩디자인콘퍼런스(ISOCC) 2015’에서는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관련 첨단 기술 연구가 참가자 눈길을 끌었다. 심전도, 체지방, 운동량 등을 측정하는 피트니스 용도 웨어러블 기기가 대중화된 것을 넘어 전문 의료 용도에 가까운 반도체 기술과 콘셉트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모하메드 사완 캐나다 몬트리올공대 교수는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뇌-기계-뇌 인터페이스 연구’를 주제로 뇌에 반도체를 이식하거나 신경 기능을 칩 기술로 연결해 퇴행성 질환을 완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뇌와 중추신경 장애에 대한 높은 사회적 비용을 첨단 반도체 기술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하메드 사완 교수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마이크로시스템즈, 바이오메디컬 분야 기술을 기반으로 뇌와 신경퇴행성 질환을 보완·치료하는 방안을 다수 소개했다. 뇌에 직접 칩을 이식해 발작을 감지하고 치료하는 방법, 신경 전달물질을 랩온어칩(LoC) 기반 바이오센서로 대체하는 방법, 에너지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전자화한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 등의 연구를 공유했다.

예를 들어 손상된 시신경을 반도체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 눈 대신 사물을 감지·인식할 수 있도록 안테나, 칩, 무선 트랜시버, 제어 모듈 등을 결합한 장치를 눈에 부착하고 이를 뇌에 이식한 칩과 연결하는 것이다.

모하메드 사완 교수는 “데이터 압축, 에너지 수집, 마이크로와트급 무선 통신, 빠른 데이터 송수신,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안전한 시스템 등을 구현하는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지후아 왕 중국 칭화대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이식 가능한 의료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무선 트랜시버’를 주제로 신체 기능을 보완·대체·강화해주는 의료기기에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후아 왕 교수는 잃어버린 신체의 생물학적 기능을 대체하거나 손상된 기능을 도와줄 수 있도록 의료용 기기에 칩을 부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신체에 이식 가능한 의료기기는 인공관절, 치아용 임플란트, 로봇 팔, 보청기, 신경 자극기 등이 있다.

지후아 왕 교수는 한쪽 엉덩이나 무릎을 의료기기로 대체할 때 기기에 별도 칩을 삽입해 균형있게 장치를 이식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칩 기술을 소개했다. 외부에 별도 모니터링 기기와 데이터를 연동해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칩이 들은 캡슐로 위의 이상을 감지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지후아 왕 교수는 “신체 이식하는 의료기기 시장은 세계적으로 5개 기업이 시장의 98%를 점유했다”며 “최근 미국, 이스라엘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체에 사용하는 칩은 개인의 수많은 건강 정보를 저장하므로 보안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저전력 배터리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기술 과제”라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