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디젤 차량 소유주에게 현금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배출가스 조작 문제로 몰린 회사가 대규모 소송을 막기 위해 펴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엔가젯 등 외신은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문제가 된 디젤차량 소유주에게 곧 현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는 9일(현지시각) 구체적인 현금 제공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미국법인은 신차나 중고차 여부에 관계없이 문제가 된 차량 소유주에게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TDI 친선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자동차 전문지 더트루스어바웃카는 미국 폭스바겐 차주가 사용제한이 없는 500달러 금액 선불카드와 폭스바겐 매장에서 쓸 수 있는 100~750달러 선불카드를 받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한 차주당 받는 금액은 1250달러 가량이다.
회사가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이유는 최근 늘고 있는 차량 소유주 소송 때문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난 후 세계 각국 수사뿐 아니라 차주 민사소송도 시작됐다. 향후 현금 프로그램에 해당된 사람이 돈을 받기 위해 소송을 포기하는 계약을 맺을 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현금 지급 프로그램과 언급된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시장에서는 폭스바겐이 미국 디젤차량 배기가스 문제 해결과 이미지 쇄신, 준비 중인 현금 제공 프로그램 등으로 총 40억달러를 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폭스바겐 미국 당국 조사로 임원 미국 출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갔다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독일 쥐트도이치자이퉁은 최근 미국을 방문한 폭스바겐 직원이 조사관에게 여권을 압수당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달 예정된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미국 출장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