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OLED, SSD처럼 수출경쟁력이 높은 품목을 발굴해 수출주도형 품목으로 키우고, 수출 확대를 위해 범부처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초격차’ 전략을 바탕으로 대규모 선제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단기적으로는 무역보험료 지원 확대와 초대형 수출상담회를 열어 수출 활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11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수출진흥대책회의’를 열고, 최근 수출 부진과 내년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총 353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6.4% 감소했다. 세계 수출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한계단 상승했지만, 세계 교역량 감소와 저유가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내년에도 저유가 지속, 글로벌 경제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정부,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힘을 모아 내수·수출 쌍끌이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출 유망 품목을 적극 육성한다. OLED, SSD, 화장품, 신약 등을 비롯해 차세대 주력 품목 추가 발굴과 수출 확대를 위해 관계부처가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OLED 투자는 장비 할당 관세율을 기존 5~8%에서 아예 없애고, 연구개발 세액공제(20%) 일몰을 2018년까지 연장한다.
화장품, 신약과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대를 모으는 소비재, 농수산식품 등도 차세대 수출 주력품목으로 육성한다. 신약·의료기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해외 마케팅 지원을 올해 1조3000억원에서 내년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소비재 분야 글로벌 명품 육성전략 5개년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산업, 무역, 디자인, 생활산업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 연말까지 운영한다.
당면한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단기 처방도 내려졌다. 우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무역보험료 할인율을 현재 30%에서 50%로 확대한다. 연간 175억원 수혜가 예상된다. 12월에는 해외 바이어 500개사와 우리 기업 2000개사가 참가하는 초대형 수출상담회도 연다. 또 소프트웨어(SW)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연내에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상하이에서 K글로벌 로드쇼를 개최한다. 역직구 활성화를 위해 이달 중 ‘전자상거래 수출 신고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전자상거래 수출 신고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출 회복시까지 ‘부처합동 수출진흥대책회의’, ‘업종별 수출대책회의’, ‘지역 수출촉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수출지원기관 중심 현장점검반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정책 조율, 이행상황 점검, 업계 애로사항 처리 등 범부처 차원 수출대응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윤 장관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등 국회에 계류 중인 3개 FTA 연내 조기 비준과 발효가 중요하다”며 “국회 여야정협의체가 하루빨리 열려 조속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