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자연재해에 한정됐던 ‘안전 확인’(Safety Check) 기능을 파리 테러를 계기로 더 많은 참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는 “안전 확인 기능을 자연재해 참사에서만 가동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바꿔 인간이 빚은 더 많은 참사에서도 사용자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리에서 13일 테러가 일어난 후 24시간 만에 41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페이스북 ‘안전 확인’ 기능을 사용했고, 이로인해 사용자 지인 3억6000만명이 그들의 생사를 확인했다. 페이스북은 테러 발생 직후 사용자가 휴대폰으로 페이스북을 쓰는 지인에게 ‘파리 테러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알림을 보내 위험을 경고하거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재해 참사에서만 가동하던 기능을 이번 테러 참사에 이례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페이스북이 최악 참사 현장에서 순기능을 했다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파리 테러 하루 전 자살 폭탄 테러로 43명이 숨진 레바논 베이루트와 파리 테러와 같은 날 터진 폭탄 테러로 26명이 사망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페이스북이 안전 확인 기능을 가동하지 않다가 파리 참사가 발생하자 급히 도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게 비판의 주요 골자다.
저커버그는 “이 문제를 지적한 모든 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 세상에는 중요한 갈등 상황이 많다는 여러분이 견해가 맞다”며 “페이스북은 모든 이를 동등하게 걱정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안전 기능을 사실상 모든 참사에 적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덮친 지진·쓰나미 사태 때 안전 확인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한 페이스북은 자연재해에 국한해 사용자의 안위 정보를 지인들에게 제공했다. 올해에도 파리 테러 전까지 네팔·아프가니스탄·칠레 지진, 필리핀의 태풍 루비 사태, 남태평양의 사이클론 사태 등 총 5차례에 걸쳐 안전 확인 기능을 가동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