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불결제 스타트업 `스퀘어` 상장...거품 논란 잠재울까?

미국 핀테크기업 스퀘어가 이번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다. 최근 미 스타트업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스퀘어 IPO가 거품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CNN머니 등에 따르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결제서비스 스타트업 스퀘어가 19일 NYSE에 기업공개(IPO)한다. 스퀘어는 공모가를 주당 11~13달러로 책정, 총 4억370만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스퀘어 기업 가치는 약 36억∼42억달러 수준이다.

지불결제 스타트업 `스퀘어` 상장...거품 논란 잠재울까?

온라인 맞선 주선 서비스인 틴더, OK큐피드, 매치닷컴 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도 같은 날 IPO한다. 매치그룹은 기업공개로 최대 4억6670만달러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가치는 34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퀘어 상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 스타트업 거품론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스퀘어는 IPO를 추진하면서 공모가를 마지막 투자유치 책정가보다 30∼40% 정도 줄어든 주당 11∼13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스퀘어 기업 가치는 36억∼42억달러 수준이다. 당초 기업 가치 60억달러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상장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기업가치를 줄이자 스타트업 거품론이 제기됐다.

스퀘어는 대표적인 유니콘(Unicorn) 기업이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벤처를 뜻하는 말이지만 기업 가치가 높은 벤처를 통칭한다.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일부 기업은 최근 수익모델 부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트위터·에버노트·드롭박스·쿼키 등이 대표적이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만약 스퀘어가 IPO 실적이 좋지 않다면 수익이 없는 다른 유니콘 기업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퀘어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모바일지불결제 시장 파이를 두고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페이팔 등 거대 기술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퀘어가 거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퀘어 뿐 아니다. 미국에는 비상장 유니콘 기업이 총 82개에 달한다. 미 유니콘 기업 총 기업가치는 4860억달러에 이르지만 수익창출은 지지부진하다. 대부분 기업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자는 스타트업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메시징앱인 스냅챗에 투자한 피델리티는 최근 자사가 소유한 스냅챗 지분 가치를 9월 기준 3450만달러로 평가, 지분 가치를 25% 낮췄다. 스냅챗은 올해 초 기준으로 160억달러 기업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피델리티는 올해 초에 또 다른 스타트업 드롭박스 투자 지분 가치를 15% 낮춘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각광받고 있는 유니콘이 상장 후에는 철저한 검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성장성만으로 상당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몸값이 부풀려진 경우가 많아 주가 하락 속도도 빠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조사 결과 올해 상장한 정보기술(IT)기업 평균 주가는 공모가보다 3% 떨어졌고 상장 첫날 종가보다는 15%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희망하는 기업 가치와 투자자가 평가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장으로 기대하는 수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유니콘도 무리하게 기업공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 최고 유망 창업기업조차 투자자는 훨씬 낮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며 “IT기업 상장이 부진하면 이들 기업의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며 창업기업 투자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퀘어 상장에 투자자와 스타트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