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올해의 단어`는 이모지 `LOL`

옥스포드 `올해의 단어`는 이모지 `LOL`

영국 옥스퍼드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그림문자 이모지(emoji) ‘LOL’을 선정했다. 올해의 단어로 글자가 아닌 기호가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모지 이름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로 영미권에서는 흔히 웃는 이모지 또는 ‘LOL’ 이모지로 불린다. 옥스퍼드 측은 지난해 이모지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을 선정 이유로 설명했다. 옥스퍼드는 매년 영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트렌드나 변화상을 보여줄 수 있는 단어를 뽑는다.

이모지는 1990년대 말 일본에서 만들어진 합성어로 말 그대로 ‘그림(e) 문자(moji)’를 뜻한다. 키보드 자판으로 만들 수 있는 이모티콘과 달리 이모지는 순수하게 그림으로만 이뤄져 있다. 일본 이동통신 회사가 초기에 사용했으며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기기 등에 도입되면서 국제적 인기를 얻었다.

옥스퍼드가 모바일 기술기업 스위프트키 분석 결과, LOL 이미지는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1000개가 넘는 전체 이모지 가운데 사용 빈도가 각각 20%와 17%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에 각각 4%와 9% 비중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모지’라는 단어의 사용 횟수도 1년만에 3배로 급증했다.

이모지는 10대 전유물이 아니라 표현의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고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캐스퍼 그래톨 옥스퍼드 사전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전통적 문자가 21세기 시각적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 것”이라며 “이모지 같은 그림문자가 이 틈새를 메운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이모지는 유연하고 즉각적이며 분위기를 멋지게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사전은 지난해에는 ‘전자담배’ 혹은 ‘전자담배를 피우다’란 뜻의 ‘Vape’를 올해의 단어로 뽑았으며, 2013년에는 자기 얼굴을 스스로 찍은 사진을 뜻하는 ‘Selfie’(셀피)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