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가 끝나고 부산역으로 가는 길에 택시를 탔다. 택시기사가 대뜸 “지스타 왔나 봐요?” 하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칭찬이 늘어진다.
기사는 부산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 중 지스타가 가장 낫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관광버스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택시 영업이 잘된다는 것이다. “다른 행사는 대부분 타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옵니다. 그런데 게임은 젊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따로 다녀요.”
둘째, 저녁에 모임과 회의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새벽까지 돌아다니더라고. 덕분에 나도 며칠 바짝 일했지요.”
셋째, 게임업계 사람들이 대거 부산에 와서 좋다고 했다. “영화제는 사실 몇 명 안 옵니다. 지스타 기간에는 방이 없어요.”
서병수 부산시장은 행사에서 “과거 게임중독기금을 게임사에서 강제 징수하는 ‘손인춘법’에 동의해 비판 받았는데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호의적 발언을 했다.
후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스타는 숙제를 남겼다. 외향적으로 성장했지만 모바일로 시장이 재편되며 예년에 비해 많은 업체가 지스타에 불참했다. 전시할 거리가 많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B2B도 다소 썰렁했다. 한 중국업체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정부와 민간에서 워낙 중국과 매칭 행사를 많이 만드니 굳이 지스타에 올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난제가 많지만 업계가 힘을 모은다면 해결이 어렵지 않다. 넥슨과 네시삼십삼분(433)은 올해 모바일게임 전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엔씨는 문화공연으로 게임 IP 확장을 시도했다. 중국을 오가는 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김정주 같은 VIP가 직접 네트워킹 파티를 주최하고 M&A도 발표하면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업계 하기 나름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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