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게임하는 ‘Pay to Play’ 가능성 봤다

유료 다운로드 방식을 채택한 ‘화이트데이: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출시 사흘 만에 1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채택한 유료 게임도 등장했다. ‘Pay to Play(페이 투 플레이)’ 즉, 앱 구매 단계에서부터 돈을 지불하는 유료게임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22일 로이게임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9일 티스토어에 출시한 ‘화이트데이:학교라는 이름의 미궁(화이트데이)’이 주말 동안 1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화이트데이
화이트데이

출시 하루 만에 유료 인기 순위 1위, 최고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출시 첫날 7000건 이상 다운로드가 발생했다. 8800원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출시 첫 주말 약 9000만원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화이트데이는 지난 2001년 손노리가 PC게임으로 출시한 동명 콘텐츠를 모바일로 새로 만든 게임이다. 로이게임즈는 화이트데이를 플레이스테이션4용 VR게임으로 제작 중이다.

돈 내고 게임하는 ‘Pay to Play’ 가능성 봤다

유료 모바일게임이 단기간에 이 정도 성적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대표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액션 RPG로 쏠린 상황에서 화이트데이가 유료게임으로 살아남는다면 모바일게임 구매층과 콘텐츠 창작층이 다양해지는 징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아이덴티티모바일이 출시한 온라인게임 ‘파이널판타지14’는 월 1만9800원 정액제로 운영되지만 출시 후 두 달이 넘도록 PC방 순위 10위권 중반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미래 콘텐츠로 각광받는 VR게임에서도 유료시장이 움튼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19일 오큘러스 VR스토어에 자사 VR게임 ‘모탈블리츠’를 9.99달러에 출시했다.

모탈블리츠
모탈블리츠

북미에서 20일(현지시각) 출시한 기어VR를 겨냥한 게임이다. 플레이 시간은 총 두 시간 정도로 기존 온라인, 모바일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아직까지 VR게임은 플레이 시간이 길지 않아 처음부터 돈을 내고 콘텐츠를 구매하는 페이 투 플레이가 대세”라며 “시장 초기에는 유료게임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점차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며 부분유료화 등 다양한 과금 방식을 채택한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11월 현재 오큘러스 VR스토어에 출시된 게임은 무료 혹은 유료 두 가지로 나뉜다. 부분유료 게임은 없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 즉 기본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아이템 구매로 매출을 올리는 부분유료방식을 발전시켜왔다.

부분유료화는 업데이트에 따라 게임 수명을 늘리거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과도한 ‘뽑기 시스템’이나 운영 미숙이라는 부작용을 극복해야 한다.

반면에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는 ‘페이 투 플레이’는 출시 후 운영 이슈가 적다. 또 완성된 콘텐츠를 제공해 개발자, 창작자 기획 의도를 살린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VR 등 새로운 게임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1인 혹은 소규모 개발팀이 완성도 높은 유료게임을 내놓을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이 게임산업 다양성을 확보하는 시너지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탈블리츠
모탈블리츠
모탈블리츠
모탈블리츠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