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또 한 건 ‘빅딜’을 성사시켰다. SK홀딩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와 태양광 등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 가스를 제조〃판매하는 전문기업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OCI인수와 관련한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와 시너지 등을 거론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호평이 쏟아지면서 이날 SK와 OCI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SK는 전날보다 7500원 오른 25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OCI도 장중 5%대 강세를 나타냈으나 막판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고 0.51% 상승한 채 마감했다. 거래량도 38만주로 전날 5배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사업 재편을 위한 도구로 M&A가 급부상했다. 단순히 기업을 사고파는 경영 행위로서가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상책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이야기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경제는 위기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장기 불황 시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기업에서도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변화는 필요한데 쉽게 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방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우선 부실기업을 퇴출해 시장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 사업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 미래와 직결된 핵심 사업이 아니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런 모든 작업이 결국 M&A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 간 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빅딜급 M&A만이 대한민국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길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는 절박한 상황이다. M&A, 더는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