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우주선 발사 추진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재활용 가능한 로켓 개발로 발사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민간인 우주여행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평가된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23일 오후 12시 21분 텍사스 우주선 발사 시설에서 무인 우주선 뉴셰퍼드 발사 실험을 했다. 우주선과 함께 하늘로 솟구친 추진 로켓은 100㎞ 높이까지 올라간 뒤 낙하해 발사 8분 후 발사 시설에서 불과 1.4m 떨어진 지점에 착지했다. 파손되지 않아 재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베조스는 지난 4월 뉴셰퍼드 발사 실험 때 로켓 회수에 도전했지만 유압 시스템 문제로 실패했다.
발사 추진 로켓 회수에 성공하면서 우주선 발사 비용이 많이 절감될 전망이다. 현재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가운데 발사 비용이 가장 저렴한 곳은 테슬라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CEO로 있는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비용은 6000만달러(약 688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추진 로켓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발사 비용이 600만달러(약 68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조스는 “로켓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건 보잉 747여객기를 타고 한 번 외국에 다녀온 뒤 이를 버리는 것과 같다”며 “로켓 회수는 우주여행 비용 구조를 완전히 바꿀 결정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로켓 회수는 우주여행 비용 구조를 완전히 바꿀 ‘게임 체인저’”라며 “우주에서 인류가 살고 일하며 태양계를 계속 탐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를 구현할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베조스는 확실하게 로켓 회수에 성공, 우주선이 사람을 태우고 무사 귀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앞으로 2년간 수없이 더 실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9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 인근에 로켓 제조와 최고의 발사 시설을 갖춘 우주 탐사 파크(Exploration Park)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5년 내인 2020년대 후반께 우주선을 띄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성공으로 베조스는 업계 라이벌 엘론 머스크보다 우주선 개발 사업에서 한발 앞서가게 됐다.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도 네 차례 추진 로켓 회수 실험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머스크는 베조스 성공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베조스와 블루 오리진 로켓 추진체 회수 성공을 축하한다”면서도 “‘우주’와 ‘궤도’ 차이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조스 실험이 비교적 가까운 지구 궤도 안에서 이뤄졌기에 더 먼 우주에서도 성공을 거둘지는 두고 봐야 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