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두고 지난 25일 국회 토론회에서 격돌했다.
SK텔레콤은 정체된 통신방송 산업 재도약을 위해 인수합병(M&A)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거대 사업자 출현으로 경쟁 제한과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개최한 정호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산업간 융합이 기업결합으로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력과 시장의 변화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ICT 융합 트렌드 속에서 우리나라 방송과 통신산업은 생존을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만큼 토론회 논의 내용을 입법과 정책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의인수합병 인가와 별도로 새로운 ICT 환경에 부응하는 법·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전례없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기업간 결합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도 엇갈렸다.
이광훈 중앙대 교수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국가발전과 이용자 편익 향상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글로벌 추세라는 이유만으로 독과점을 허용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은 산업발전, 공정경쟁, 이용자편익 등 다각적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통3사는 극명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통신기업의 위기의식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공통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양사의 합병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산업 내 플레이어들과 상생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세계적 추세라고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공정경쟁 등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M&A 해외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나라에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유료방송을 경품화할 경우, 유료방송 산업발전 및 건전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소비자 후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만큼 인가 신청 이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다음주 초 미래부에 CJ헬로비전 인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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