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홍천군 소재 작은 시골마을 소매곡리. 이곳은 그동안 가축 분뇨 처리시설과 하수 처리장이 입지해 ‘악취마을’로 유명했다. 마을 근처에서 악취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옆 고속도로를 지날 때 자동차 창문을 닫고 있어도 악취가 스며들어올 정도였다. 그랬던 소매곡리가 오명을 벗고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고품격 도시이자 전국적 롤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8대 에너지 신산업 중 하나인 친환경 에너지타운 사업에 참여해 생명력 넘치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는 소매곡리를 찾았다.
서울을 벗어나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방문한 소매곡리 입구에 들어서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타운으로 거듭났다고 하지만 기존 가축 분뇨 처리시설과 하수 처리장 때문에 악취가 조금은 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차문을 열어도 아무 악취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태양광·소수력 발전 시설과 가축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 단지를 올해 말 준공 목표로 120억여원을 들여 조성 중이다. 이를 통해 혐오·기피 시설이 밀집돼 활력을 잃어가던 마을이 생기를 찾고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자립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악취 원인으로 애물단지였던 하수 처리장 위에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한창이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주민협동조합과 SK가 공동 출자해 340㎾급 규모로 지어진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입을 더해 연간 약 5200만원 수익 발생이 기대된다.
SK가 태양광 발전소 투자금 약 9억원을 기부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은 기부금에 더해 각자 출자한 지분만큼 수익금을 배당받게 될 전망이다. 마을에 56가구가 살고 있다는 것을 계산하면 가구당 연간 100만원씩 돌아간다. 한 달 전기요금을 5만~8만원 낸다고 해도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판매 비용으로 모두 상계돼, 주민들은 사실상 무료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악취 원인이던 가축 분뇨를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도시가스로 정제, 난방용 에너지로 공급해 주민 연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홍천군과 강원도시가스가 참여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에서는 하루 2000㎥ 도시가스를 생산한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 주요 내용(자료:한국에너지공단)>
<2014년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3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