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잘 유전자를 재설계해 만든 실크 단백질을 활용, 단백질 하이드로젤이 개발됐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스타렛 말미잘 속에 실크와 유사한 성질의 단백질을 본뜬 실크유사단백질을 이용해 생체적용이 가능한 바이오소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차 교수의 연구결과는 바이오소재분야 권위지 ‘바이오매크로몰리큘(Biomacromolecule)’지에 소개됐다. 스타렛 말미잘(Starlet Sea Anemone)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늘어났다 줄어들면서 길이가 5~10배까지 차이가 나는 생명체다.
하이드로젤은 생체 분자를 나르는 이동체나 조직공학, 의공학에서 줄기세포를 몸속에서 배양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드로젤은 동물의 심장이나 근육에 비해 10배 높은 단단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바이오소재로서 활용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실크 단백질은 알레르기나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신축성과 강도가 뛰어나 조직공학이나 의공학, 수술용 봉합사, 약물전달물질의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누에에서 나오는 실크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해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있고 거미의 실크는 강도가 뛰어나지만 서로 잡아먹는 거미 특성 때문에 양식이 불가능하다.
하이드로젤은 생체조직이나 장기를 이식할 때 재생하는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지지체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몸속에서 물리적 충격에 쉽게 부스러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말미잘 실크유사단백질 속에 있는 물질을 이용해 안정성과 유연함이 있는 단백질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개발된 단백질 하이드로젤은 실크로서 장점인 신축성과 생체친화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우수한 내구성을 지닌다.
차형준 교수는 “말미잘의 수축과 이완을 관찰해 해양생물이 가진 독특한 반복서열을 가진 단백질을 적용한 연구”라며 “쉽게 부서지는 기존 단백질 하이드로젤 지지체 단점을 극복했고 새로운 원천소재와 기술을 확보, 바이오 소재 범위를 한층 넓힌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기술사업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