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통과에 화장품·게임 웃고, 반도체·휴대폰 무덤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화장품, 콘텐츠 관련주가 웃었다. 관세인하 효과에 따른 고관세 상품 수출 증가와 서비스 부문 개방으로 이들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한중 FTA 통과에 화장품·게임 웃고, 반도체·휴대폰 무덤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선 한중FTA 비준 동의안 국회 통과 소식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과건강, 코스맥스, 에이블씨엔씨 등 화장품 주가가 2~4%가량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컴투스, 게임빌, 더블유게임즈 등이 FTA 수혜주로 꼽히면서 1~4% 오름세를 탔다.

증권사들은 한중FTA 체결로 소비재를 중심으로 향후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가전, 화장품, 생활용품 등에 고관세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과 방송 콘텐츠시장 개방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들 상품은 중국 경제구조가 소비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수요증가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다만 한중FTA로 반짝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중국 교역 비중이 미국과 EU보다 크게 앞서는 수출 26%, 수입 16%에 달해 관세 철폐에 따른 수혜가 클 수 있지만 관세 철폐가 최단 2년에서 최장 10년까지 점진적으로 이뤄져 당장 큰 수혜 종목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혜업종으로는 서비스와 화학을 꼽았다. 한국 석유화학 제품 45%가 수출되는 주력시장이기 때문이다. 개방 제품도 이온교환수지, 고흡수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수출도 수혜가 기대된다. 유통 분야는 취급 금지 품목이 줄었고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분야에선 한국 지분을 40%까지 허용하기 때문이다. 2년 내 후속 협상을 개시해 추가적인 개방가능성도 열려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PC, 휴대폰, 철강 등은 이미 무관세 대상이고 건설기계·자동차 등은 철폐 대상에서 제외돼 당장 큰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안영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과 FTA를 맺지 않은 점에서 중국시장에서 무관세를 끌어낸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력 수출품에는 FTA 영향이 크지 않아 실제 수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