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가전사업 매각 무산…새주인 다시 찾는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가전 부문 새주인을 다시 찾는다.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일본 도시바도 가전사업 구조조정을 시사해 세계 가전사업 빅뱅이 기대된다.

GE는 7일(현지시각) 일렉트로룩스에 33억달러(3조8500억원)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하려던 결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하이얼을 비롯 삼성전자 LG전자 등 인수 후보군에 쏠린다.

매각 철회 결정은 미국 반(反)독점 감독 당국이 지난 수개월 동안 합병안에 반대한 상황에서 나왔다.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합병을 중지시켜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경쟁에 저해되고 합병 회사 가전제품 소비자 가격이 최고 5% 오를 수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일렉트로룩스, GE, 월풀은 주택건설업체에 판매되는 미국 내 부엌용 주요 가전제품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GE와 일렉트로룩스는 지난해 9월 M&A에 합의했으며 M&A완료에 9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GE는 중장기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가스터빈이나 항공기 엔진 등에 주력하고 일렉트로룩스는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대했다. 합병 성사로 일렉트로룩스가 월풀을 앞지르며 세계 1위 가전제품 메이커로 도약하고,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GE, 가전사업 매각 무산…새주인 다시 찾는다
GE, 가전사업 매각 무산…새주인 다시 찾는다

키이스 맥로린 일렉트로룩스 최고경영자(CEO)는 “실망스럽지만 우리가 패했다는 것은 아니다”며 “더욱 강력하고 건실한 M&A 절차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인수 무산에 책임을 지고 맥로린 CEO가 물러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왔다.

GE는 가전사업 매각을 계속 추진한다. GE는 성명에서 “가전사업부는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사업을 계속하면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E 가전 부문은 올해 3분기(7~9월) 영업 이익률이 7.2%로 전사 평균(약 16%)보다 낮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매력적인 매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터키 아르셀릭(Arcelik), 중국 하이얼, 한국 삼성전자와 LG전자가 GE 가전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회계부정 파문을 겪고 있는 도시바도 경영난 타개를 위해 백색가전 사업부 구조조정에 나선다. 무로마치 마사시 도시바 사장은 7일 기자 회견에서 PC와 가전 부문 구조조정과 관련, “선택의 하나”라며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도시바 PC사업은 후지쯔와 소니에서 분사한 VAIO와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백색가전은 샤프 백색 가전 사업과 통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기업 저가공세로 시장경쟁력을 잃은 사업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고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도시바와 샤프 통합이 실현된다면 부품 조달비용 삭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백색 가전 사업은 올 9월 중간 연결 결산에서 영업손익 904억엔 적자가 발생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샤프와 통합은 두 회사 모두 시장 후발주자여서 합병효과가 크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예상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