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車 전장사업 공식화…`LG처럼` vs `역량 최고`

업계는 9일 신설된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의 모델로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꼽는다. 향후 부문이나 사업부 형태로 격을 올려 삼성그룹 전장사업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로 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삼성SDI 부스에서 모델이 삼성SDI의 다양한 전기용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 <전자신문DB>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삼성SDI 부스에서 모델이 삼성SDI의 다양한 전기용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 <전자신문DB>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전사조직에 신설했다. 권오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직할이지만 특정 부문에 얽매이는 대신 대표이사가 직접 총괄한다는 의미다. DS의 반도체, 소비자가전(CE)의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IT·모바일(IM)의 통신 역량을 총집결하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모델은 LG전자 VC사업본부와 매우 유사하다. 지난 2013년 7월 출범한 VC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맡은 ‘Car사업부’, 전기차 부품을 맡은 최고경영자(CEO) 직속 에너지컴포넌트(EC)사업부, LG CNS 산하 자동차 부품 설계 기업 ‘V ENS’를 통합한 조직이다. LG전자 소속이지만 구본준 부회장이 발굴,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룹 전장사업 컨트롤 타워다.

박종환 삼성전자 신임 전장사업팀장(부사장) <전자신문DB>
박종환 삼성전자 신임 전장사업팀장(부사장) <전자신문DB>

다양한 분야가 혼재된 사업 특성상 최고 경영진의 의지는 사업 성패의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청라지구에 ‘인천캠퍼스’를 마련, 글로벌 전장부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R&D 인력을 대거 충원, 인원을 지난 3월 2381명에서 9월 2867명으로 늘렸다.

이 덕분에 사업 2년여 만에 GM 전기차 전략 파트너, 프리스케일과 자율주행차 부품 공동개발, 커넥티드카 개발 연합 ‘OAA’ 참여 등 여러 성과를 냈다. 특히 텔레매틱스는 올해로 3년 째 세계 1위이며 구글 자율주행차 협력사로도 지정돼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그동안도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 관심을 높여왔다. 이날 조직개편과 함께 보다 공격적인 자동차 분야 진출을 예고했다. 각 사마다 혼재된 자동차 부품 역량을 모아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서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 사업을 담고 있기도 하다.

최근 김기남 반도체총괄(사장)이 독일을 방문, 아우디 차량에 들어갈 반도체 공급에 합의했다. 삼성SDI는 BMW를 비롯한 세계 유수 자동차 업계 전기차 개발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올해를 전장부품 사업 진출 원년으로 선언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응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진출이 점쳐진다. 이미 전장사업을 위한 경쟁력을 삼성이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전기차(xEV) 시장이 지난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연 평균 23%씩 고성장해 세계 시장 규모가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브리드가 포함된 통계지만 세계 완성차 시장 성장률(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 4%를 상회하는 것으로 향후 전자 업계의 자동차 시장 내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