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M&A 올해 이상 이뤄질 것… 업계 고위인사 93% 응답

반도체 고위 임원 10명 중 9명이 내년 인수합병(M&A)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정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 KPMG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 반도체 산업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KPMG는 파운드리, 팹리스 반도체 업계 고위 임원 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내년 M&A 전망을 묻는 질문에 59%가 ‘올해보다 많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34%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9명(93%)이 내년 M&A 건수와 규모가 올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이 응답 수치는 83%였다.

올해 반도체 업계 M&A 규모는 역대 최대치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데이터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반도체 업체 M&A 규모는 100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77억달러)보다 세 배가량 높았다. 딜로직은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근본적 이유로 ‘낮은 금리’를 꼽았다. 자금 조달이 쉬워진 덕에 M&A가 늘었다는 설명이었다.

게리 마추작 KPMG 글로벌 대표는 “반도체 업계가 기술 혁신, 매출 성장을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칩 가격 하락 압박으로 매출이 정체된 상태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고위 임원들은 향후 3년 사업 걸림돌로 연구개발(R&D) 비용 확대(45%), (쉽지 않은) 기술혁신(41%), 칩 판매 가격 하락(40%)을 꼽았다. 전체 응답자 중 71%는 M&A로 기술과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 이듬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이 수치는 지난해 81% 대비 낮아진 것이다. 업계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매입 가능 회사’가 줄어든 것이 기대치를 낮춘 요인으로 해석된다.

내년 성장 기회가 높은 반도체 품목은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응답이 60% 이상으로 많았다. 센서와 메모리가 그 뒤를 이었다. 적용 제품군별로는 네트워킹&커뮤니케이션(61%), 컴퓨팅(52%), 자동차(52%) 순이었다.

절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제품군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60%), 자동차 센서(54%), 무선 커뮤니케이션(49%), 자동차 인포테인먼트(48%)라고 응답했다. 매출 확대에 중요한 지역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꼽혔다.

내년 투자 증가율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R&D 지출이 늘어난다고 응답한 임원은 62%,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였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