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 <47> 업계 공공연한 룰을 깨고 혁신하라

▲오늘의 고민

여의도에서 비즈니스 호텔을 운영하는 나 사장은 요즘 위기감을 느낀다. 작년부터 최신식 유명 호텔이 여의도에 줄지어 들어왔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새로운 서비스도 해보고 프로모션도 벌였다. 막상 안 하던 것을 하려니 괜히 어설프기만 하다. 돈 쓴 만큼 효과도 제대로 못 보는 것 같다. 이렇게 변화가 필요할 때, 큰 돈 안 들이고도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할 방법은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미국 유명한 발명가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레이 쿠르츠웨일은 “새로운 것을 찾아 맨 땅에 헤딩하지 말고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오던 룰을 뒤집어 보라”고 말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사례로 자세히 살펴보자.

호텔업계 후발주자인 ‘요텔(Yotel)’은 2007년, 영국 런던에 처음 생겨나 독특한 운영 방식과 서비스로 주목 받았다. 그 이유가 뭘까. 바로 업계에서 오랫동안 당연히 지켜지던 룰에 과감히 ‘노(No)!’를 외쳤기 때문이다. ‘숙박비는 숙박일수를 기준으로 정산한다’는 호텔업계 공공연한 룰을 뒤집은 것이다. 보통 다른 호텔은 1박, 즉 하룻밤을 기준으로 요금을 청구한다. 요텔은 달랐다. 머문 시간만큼만 돈을 받는 정책을 도입했다. 최소한 네 시간을 기준으로 한 시간 초과할 때마다 요금을 붙였다. 머문 시간만큼만 돈을 내라는 것이다. 그랬더니 고객이 환호하며 요텔을 찾아왔다. 밤 늦게 들어가서 새벽 일찍 퇴실해야 하는 고객과 잠만 자고 나와야 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인기만점이다. 각자 일정에 맞춰 예약 하고 그 금액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무척 합리적이다.

이렇게 당연시 되던 숙박비 룰을 깨자 ‘12시 체크아웃- 3시 체크인’이란 굴레에서도 자유로워 졌다. 시간 단위로 요금을 계산하니까 굳이 입실과 퇴실시간을 못박아둘 필요가 없었다. 이것은 비행기를 타고 이른 아침에 도착한 관광객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른 호텔처럼 오후 체크인 시간까지 하릴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요텔 입장에서도 그냥 객실을 놀릴 바에야 반나절 투숙객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게 훨씬 이득이다.

업계에서 당연히 여기던 룰에 반기를 들자 후발주자에도 새로운 경쟁전략이 탄생했다. 요텔은 영국을 넘어 미국 뉴욕까지 진출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승승장구한다.

미국 최대 중고차 유통업체 ‘카맥스(Carmax)’도 요텔과 같은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다. 미국 중고차 시장은 회색시장(Gray market)이라 불렸다. 매매가격도 일정치 않고 자동차 상태를 체크하는 기준도 모호했다. 그런데도 ‘이제껏 그래 왔으니까’라고 생각하며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카맥스는 여기에 ‘노’를 외쳤다. 다른 기업이 하지 않는 정찰제를 선언했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흥정하면서 가격을 적당히 조정한다’는 관례에 따라 먼저 값을 높이 올려놓고 깎아주는 것처럼 흥정하며 팔았다. 카맥스는 ‘흥정없는 가격(No-Haggle Price)’이란 푯말을 세우고 정찰제 판매를 시작했다. 또 판매 후 5일 동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을 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역시 ‘팔고 나면 끝’이란 업계 룰을 뒤엎는 파격적 시도였다.

이후 카맥스는 중고차 시장 회색 안개를 과감히 걷어준 공로로 고객의 무한한 신뢰를 얻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자동차 판매회사’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오늘의 아이디어

지금 당신의 회사에도 당연하게 여겨오던 룰이 있는가. 그렇다면 요텔과 카맥스처럼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봐라. 당연함을 부정할 때 고객은 환호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도 꽉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보경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