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시작된 송년회가 마지막을 향한다. 2015년이 저물고 있음을 실감한다. 삶이 팍팍해 만남 자체가 줄어든 까닭인지, 한 살 더 먹는다는 서글픔 때문인지 송년회 감회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안부를 묻는 덕담이 정겹다. 연초 거창한 계획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너그럽게 위로한다. 송년회가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베푸는 모임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한 한 해를 편안하게 마무리하자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송년회에 걱정과 한숨만 있는 건 아니다. 아쉬운 한 해를 잘 보내고 올해보다 나은 새해를 맞이하자고 한목소리다. 진부하다고 하지만 송년회라도 해야 새해는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도 공유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잇따라 출입기자 송년회를 가졌다. 2015년 방송통신은 격변의 한 해라는 말을 제외하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의 연속이었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결합상품, 주파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 파급력이 만만치 않은 이슈가 잇따랐다. 미래부·방통위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할지라도 부족했다는 신랄한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올해 불거진 이슈가 새해에도 계속되는 만큼 미래부·방통위가 마주할 현실은 2015년보다 어렵고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방통위가 송년회를 계기로 올해 불편부당했는지 곱씹어 보고 아쉬움과 후회는 저무는 해와 같이 묻기를 바란다. 그와 동시에 2016년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출발점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
김원배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