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되던 공공부문 R&D 결과물, 기업에 공개해 `비즈니스 모델` 만든다

출연연의 미활용특허 비율 추이(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출연연의 미활용특허 비율 추이(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자와 기업을 잇는 기초원천 기술사업화 비즈니스의 장이 열렸다. 공공 R&D 결과물이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사장되던 문제를 개선한다. 전기차 핵심인 전력반도체 같은 ‘기초원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유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기초·원천 기술사업화 콘퍼런스 2016’을 더케이서울 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날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전환기의 한국경제, 기술사업화 의의와 방향’ 기조강연에서 기술사업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2014년 국내 총 연구개발비는 605억2800만달러로 세계 6위를 기록했으나 상당수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휴먼특허화됐다”며 “수요연계 R&D 전략과 시장중심 평가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출연연 연구직접비는 늘었지만 연구생산성은 3%대다. 미국 공공기관 연구생산성이 2011년 기준 9.7%인 것과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이다. 공공 부문 R&D 결과물이 사업화가 부진한 이유는 기획단계에서 기술 수요자인 기업 입장이 반영된 기술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 수요에 부합한 경우라도 사업화하기에는 기술 성숙도가 낮다.

기업에서 공공기술 정보부족, 정보 비대칭성으로 가격결정시스템 등이 잘 작동하지 않아 비효율적 기술이전과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출연연 연구개발 생산성 추이
출연연 연구개발 생산성 추이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콘퍼런스를 열고 주요 기업에 최신 공공기술을 소개했다. 중소기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사업화 협업 모델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적 기술사업화 모델(협업 라운드)’은 주요 기술 분야별로 기업, 연구자, 기술사업화 전문가 등 워킹그룹을 구성한다. 이들이 일정기간 논의를 거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의료건강진단기기, 사물인터넷(IoT), 지능형로봇, 무인항공기, 스마트농업, 항암제, 장애인 지원 등 8개 분야에 전문가·관계자 그룹이 구성됐다.

그동안 기업과 연구자가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기존 기술사업화에 비해 관계자 협업을 추진해 기술 활용도와 파급효과를 높이고 현실적인 BM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부는 수립된 BM 중 우수한 1~2개를 선정해 중대형 복합기술사업화로 내년도 신규로 1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