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TA 확대협상 타결은 전자·IT산업 재도약 기회

2012년부터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이 지난 16일 최종 타결됐다. 53개(EU 28개국 포함) 참가국들이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제10차 WTO 각료회의 기간 중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ITA 확대협상 최종타결을 선언했다. 기존 ITA는 1996년 WTO 복수 회원국 간 휴대폰, 컴퓨터 등 203개 주요 IT 제품에 대한 무세화 협정으로 현재 8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가국들은 모든 WTO 회원국에 무세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ITA 확대협상 품목에는 전기기기·의료기기·계측기기·음향기기 등이 추가됐고 소재·부품·장비 등 연관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ET단상]ITA 확대협상 타결은 전자·IT산업 재도약 기회

우리나라 전자·IT 산업은 ITA가 본격 발효되기 시작한 1997년 수출 407억달러였으며 지난해에는 1739억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8.4%씩 성장해 왔다. 이는 전체 수출 5726억달러 30% 비중으로 국가경제 든든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반도체 627억달러, 평판디스플레이 330억달러, 무선통신기기 296억달러, TV 58억달러 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 스마트폰 및 TV, SSD 등은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기술과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OLED TV, 대형냉장고, 멀티 에어컨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반도체, LCD, 이차전지 등 핵심부품 생산을 위해 중국, 베트남 등에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ITA 확대협상을 계기로 우리 전자·IT산업은 거대 중국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더욱 확대하여 전자·IT 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잠정분석결과에 따르면 협상타결에 따라 우리 수출은 5.9억달러, 무역수지는 0.2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분야 등 추가적인 교역확대는 물론이고 음향기기, 의료기기 등 기존 ITA에 포함되지 않았던 제품 교역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중 FTA에서 장기 양허로 분류되었던 고율관세의 위성 TV수신 셋톱박스, TV카메라, 복합기 프린터 등 일부 품목은 이번 ITA확대 협상품목에 포함돼 중국 관세가 조기에 철폐됨으로 국내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ITA 확대협상은 기존 ITA협상(1996) 이후 20년 만의 다자 간 관세철폐 협상 타결로, 다자 간 무역체제의신뢰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침체된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되며, IT제품 및 IT제품을 활용하는 제품 가격인하는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과 세계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편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음향기기, 의료기기 등 28개 품목은 5년에서 7년까지 이행기간을 확보함으로써 업계 민감성이 반영됐다. 이번 ITA확대 협상 참가국은 국내 절차 완료를 전제로 빠르면 내년 7월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양허스케줄에 따라 최장 2023년까지 관세를 균등 철폐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무역트렌드는 무관세에 의한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양자 FTA를 비롯한 다자간 FTA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번 ITA확대협상 타결에 따른 국내 전자·IT 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내수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넓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R&D 지원과 규제완화를 확대하고 관련 업계는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하는 등 경영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namis@gok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