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라는 말이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인도인을 할리우드 영화산업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인도는 영화를 사랑한다. 기본적으로 흥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인도에서 유독 영화산업 번창한 것은 역설적으로 즐길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욕구가 영화와 TV쇼를 보는 것으로 분출된다.
게임이 인도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게임은 온라인시대에 이어 모바일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서비스 중 하나다.
인도에서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배급하는 게임은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 2015년 현재 인도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은 주로 유럽 게임이다. 서구 문화 거부감이 적고 지리·언어·정치적으로 미국, 유럽과 가깝다.
인도 게임시장은 서서히 열릴 조짐이다. 이주민 퍼니즌 대표는 “스마트폰 사용자 중 60%인 약 1억5000만명 정도를 잠재적 게이머로 본다”며 “기존에는 남자 이용자가 압도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경향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제수단은 선불카드가 유망하다. 인도 인구 중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은 채 2%가 안 된다. 통신사 빌링은 수수료가 50% 이상으로 이용자와 기업 양쪽에서 인기가 없다. 자연스럽게 선불카드를 통한 매출이 자리를 잡는 추세다.
노골적인 도박은 금기시 하지만 명절날 즐기는 수준 정도의 보드게임은 인기가 높다. 게임산업에 따른 규제는 없는 편에 속한다. 현지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조만간 인도 모바일게임 이용자 한 달 개인당매출(ARPU)이 월 1만8000원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대표는 “넷마블게임즈, 넥슨 같은 업체들은 매출 최상단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과 승부해야 하지만 중소, 중견업체는 중상위권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몇몇 게임을 제외한 대다수 생태계가 아직 저품질 콘텐츠로 채워져 한국 업체들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마침 현지 지원 정책도 시작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는 삼성전자, 퍼니즌(인도 현지 한국 게임배급사)과 손잡고 국내 중소 게임업체 인도 진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타이젠 스마트폰에 국내기업 게임을 선 탑재(프리로드)하는 프로젝트를 새해부터 본격화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력과 공간 등을 내줘 현지 개발도 도울 방침이다.
모안 라오 삼성전자 인도법인 R&D 센터 연구원은 “젊은 사람들은 영화, 애니메이션을 즐기는데 특히 한국과 일본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며 “타이젠은 개발 정의가 쉽고 빌드를 올리기도 편해 앞으로 성공 가능성 높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