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위기론, 과장돼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추진 이후에 케이블TV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케이블TV가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고 이통사에 인수될 정도로 위기에 직면했는지를 놓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침체에 빠진 케이블TV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반SK텔레콤 진영은 케이블TV 위기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상황이다.

◇통신사 압도하는 케이블TV 수익률

2009년 IPTV 등장 이후 케이블TV 매출과 가입자 감소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상 케이블TV가 장악했던 유료방송 시장독점 구조가 경쟁 구조로 전환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하지만 케이블TV가 사양산업으로, 절체절명 위기에 직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IPTV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전체 유료방송시장 매출 점유율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전체 59%(KT 26%,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9%, LG유플러스 7%)를 차지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통신사 에비타(EBITDA)마진율을 비교하면 MSO 마진율은 평균 30~40% 수준이다.

통신 3사 EBITDA 마진율을 모두 상회한다. 영업이익률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통신사 영업이익률은 SK텔레콤이 13.3%, KT가 -4.1%, LG유플러스가 5.4%, SK브로드밴드는 2.2%다. CJ헬로비전은 8.4%, 씨앤앰은 16.0%, 현대HCN은 21.0%다. 티브로드는 20.4%에 이른다. CJ헬로비전을 포함한 국내 주요 MSO 재무 상태가 양호하고, 여전히 높은 수익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케이블TV 자체 성장 강구해야

반 SK텔레콤 진영은 이 때문에 케이블TV 성장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CJ헬로비전 합병이 긍정적 효과만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케이블TV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합병에 반대하는 한 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결합 판매를 위해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IPTV로 전환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지속되면 케이블TV 전체가 저가판매에 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케이블TV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지속적 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전문가는 “통신사업자 자본 유입으로 케이블TV 산업 미래가 밝아질 것이란 전망은 단견”이라며 “합병보다 케이블TV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 케이블TV간 합종연횡, 유무선 결합상품 동등 경쟁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케이블TV 간판 역할을 한 CJ헬로비전이 인수되면, 케이블TV 전체가 구심점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료방송 헤게모니가 케이블TV에서 IPTV로 이전돼, 케이블TV가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케이블TV 전체가 피인수 합병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인가 못지 않게 유료방송 주요 축인 케이블TV 미래에 대한 고민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한 목소리다.



이통사·케이블TV, EBITDA·이익율

"케이블TV 위기론, 과장돼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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