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난해 5월 626억원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을 인수했다.
이어 8월 약 250억원 자금을 들여 게임 퍼블리셔 엔진 1대 주주에 올랐다. 1조8700억원을 투자해 멜론을 사기까지 6개월여 동안 게임, O2O, 음원 등 모바일 영역 핵심 서비스에서 연합군을 확보했다.
지난 반년 간 카카오 행보는 ‘플랫폼 확장’ 전략으로 읽힌다. 카카오톡(메신저)과 다음(포털, 검색)에 강력한 콘텐츠를 싣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배달 △대리운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관광 등 O2O 서비스 최전선이다. 게임은 모바일 서비스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콘텐츠 사업이다.
음원·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역시 스트리밍 환경이 발전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가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금융업 진출 기반을 닦은 것도 이 같은 전략 연장선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서비스에서 분야별 유망 기업을 선점해 짧은 기간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 같은 속도전은 역설적으로 카카오가 처한 만만치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엔진은 넷마블게임즈, 넥슨 등 카카오게임하기 서비스를 이탈하려는 대형 게임사 대항마 성격이 짙다. 지난 한해 대형 게임사가 주요게임을 독자 출시했다. 그만큼 카카오는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30%였던 게임 매출 비중이 지난해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한게임 창업 멤버로 CJ인터넷(현 넷마블게임즈), 위메이드 대표와 게임인재단 이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멜론은 벅스(NHN엔터테인먼트), 지니(KT)를 앞지르는 1위 사업자다. 카카오는 2013년 당시 벅스를 운영하던 네오위즈인터넷과 공동으로 카카오뮤직을 선보였다.
카카오는 카카오뮤직 서비스 이후에도 네이버를 비롯한 멜론, 벅스, 지니 등 기존 사업자에 밀려 점유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로엔 인수는 이 구도를 한번에 바꿀 ‘빅딜’로 평가된다.
김기사는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바짝 쫓는 2위 서비스다. 카카오는 록앤올 인수 직전 김기사를 활용한 카카오 택시를 출시했다. 김기사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O2O 택시 서비스에서 확고한 이미지를 굳혔다.
네이버, SK플래닛 등 콜택시 서비스 경쟁사를 따돌리는 동시에 ‘목적지 검색’ ‘택시 이용자 행동 분석’이라는 소득을 거뒀다. 최소한 지도서비스에서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선두사업자와 비슷한 위치를 점했다.
수익성 우려도 나온다. 정보기술업체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콘텐츠, O2O, 검색 등 각종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단 대부분 인수 주체가 정점에 도달한 사업구조를 가졌고 신규 매출원을 만들기 쉽지 않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