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10>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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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캠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회사 중 하나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고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독보적인 생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ARM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저전력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SoC)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PC급 고성능 프로세서를 제외한 전자산업 모든 영역에서 ARM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인텔이나 프리스케일, 르네사스 같은 전통적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자와 다르다. CPU나 GPU, SoC,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 설계만 하고 라이선스하는 사실상 반도체 지식재산(IP) 전문업체다.

ARM 시발점은 1985년 캠브리지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RISC CPU를 PC시장에서 상용화하기 위해 세운 아콘(Arcon)컴퓨터다. 1990년 애플, VLSI테크놀로지와 합작하면서 ARM(Advanced RISC Machine)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ARM이 개발한 저전력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애플 뉴턴 프로젝트에 사용됐다. 이후 저전력 위주 SoC CPU개발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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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톱 영역에서 인텔 대항마가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작고 효율적인 CPU를 이용해 모바일 영역과 기타 임베디드 영역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ARM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10년 이후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ARM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ortex-A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ARM을 기반으로 하는 AP시장도 발맞춰 성장했고 ARM은 스마트폰용 CPU 대명사로 떠올랐다.

ARM 아키텍처는 저전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스마트폰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로세서로 자주 이용되는 퀄컴 스냅드래곤은 ARM Cortex-A 시리즈 코어가 사용되고 있다. 또 A9과 A9X 같은 애플 Ax 칩도 ARM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잘 알려진 아이폰이나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 두뇌는 전부 ARM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95%, 태블릿PC 85%, 웨어러블 90%, 스토리지 90%, 오토모티브 인포메이션 95%, 마이크로컨트롤러 25%, 와이어리스 커넥티비티 60%,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55% 등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ARM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분야는 사물인터넷(IoT)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프로세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무선통신과 보안 분야 기업을 다수 인수하며 IoT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블루투스 스마트 스택·프로파일 기업 와이센트릭(Wicentric)과 블루투스 무선 IP 기업 선라이즈마이크로디바이스(SMD)를 인수했다. 두 회사 IP는 ARM 사물인터넷용 제품군인 코디오에 포함됐다.

앞서 보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IoT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오프스파크(Offspark)도 인수했다. 표준 기반 통신, 여러 계층을 아우르는 보안·신뢰성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자동차 시장을 타깃으로 빅리틀(BigLITTLE) 아키텍처 시스템 같은 고성능 분야 지원에도 속도를 낸다. 빅리틀은 하나의 SoC 안에 두 가지 다른 CPU를 넣고 업무에 따라 바꿔 사용하는 방식이다. 각각 태스크별 성능에 맞는 프로세서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CPU, 안전, 그래픽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하는 등 자동차 제조사 구체적 요구사항을 빅리틀(BigLITTLE) 아키텍처로 적극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인텔 x86 아키텍처가 사실상 독점하고 서버 프로세서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서버칩 시장 점유율 20%를 갖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고 AMD같은 파트너가 최근 서버시장을 겨냥한 ARM칩 양산을 시작했다.

ARM은 파트너사와 협력해 지금까지 누적 600억개 이상 ARM기반 프로세서를 출하했다. 초창기 저전력 칩에서 시작해 모바일 기기에서부터 가전제품, 자동차, 서버, IoT 기기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세상을 구동하는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