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문화·콘텐츠, 금융, 헬스케어로 주력 사업을 전환하려는 양국 흐름에 속도를 더하고, 중국의 한국 기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앞으로 한국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쟈슨 쑤닝환치우그룹 부총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첫 해외 투자설명회를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정치·경제 중심지인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잇따라 열린 설명회에는 중국 정부 관계자와 안방보험, 쑤닝그룹 등 현지 주력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한중 FTA 발효에 따른 한국 투자 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투자 대상을 물색했다.
이번 투자설명회는 신흥국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위기시대에 한국과 중국이 교역은 물론 상호 투자에서도 동반자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진행됐다.
27일 상하이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위천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의 한국 투자 규모는 19억7000만달러로 5년만에 다섯 배 이상 증가한데 이어 한중 FTA를 계기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정부도 기업들의 한국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중국 기업들은 콘텐츠와 게임을 비롯한 기존 한국 투자 대상을 식품, 화장품 등 고급 소비재와 의료 산업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확대에 한중 FTA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중 FTA는 22개 항목(Chapter) 중 6개가 투자 확대를 위한 항목이다. 관세 인하에 따른 교역 확대와 함께 상호 투자 확대를 위한 동반자 관계 구축이 핵심인 셈이다.
산업부는 투자설명회에서 한류 소비재와 문화·콘텐츠, 가공 식품 분야 한·중 합작 성공 사례 등을 소개했다. 투자 유망한 주요 기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은 산업부와 KOTRA 등 한국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업체와의 투자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실제 중국 민영기업 중 20위인 쑤닝그룹은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쟈슨 쑤닝환치우그룹 부총재는 “이미 한국 BK성형외과와 ID병원 등과 투자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며 “이들 병원과 중국에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아시아의 대표적인 의료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 투자설명회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한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제 한국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25억달러 이상의 중국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는 작년보다 25%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영삼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중국 투자 유치는 중장기적인 신뢰 관계 구축과 상호 윈윈이 가능한 성공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GDP 75%에 달하는 우리 FTA 플랫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자설명회에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한중 FTA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중 FTA 시대 비즈니스 기회’ 토론회에서는 소비재 중심 사업 확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현지 유통망 구축, 장기적인 안목의 사업 추진 등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중국 내 최고 한국 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허시유 상하이 푸단대학 교수는 토론회에서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 지방 정부들은 한국과의 산업 협력과 고급 소비재 유통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 끝날 유행은 아니다”라며 “한국 소비재를 더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현지 업체와 협력해 유통망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중국)=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