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태블릿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태블릿 판매량은 작년 4분기 6990만대로 전년 같은 기간(7840만대)보다 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태블릿 판매량이 분기 기준으로 10% 넘게 감소한 것은 태블릿 시장이 열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작년 총 판매량은 2억2천430만대로 전년보다 8% 줄었다.
SA는 작년 4분기 태블릿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배경으로 ‘태블릿 원조’ 애플 부진을 지목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아이폰6·아이폰6+)과 스마트워치(애플워치)에 주력하느라 자사 태블릿인 아이패드 기술 혁신에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내놓은 대화면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가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도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애플은 작년 4분기에 1610만대(점유율 23.1%) 태블릿을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25% 줄어든 수치다.
4분기 판매량 순위에선 화이트박스 제품이 2250만대(29.4%)로 가장 많았다. 화이트박스는 주문자 요구에 맞춰 제품을 조립, 브랜드 없이 하얀 상자에 담아 나오는 제품을 의미하는데 주로 중국 제조업체가 일괄수주 방식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1610만대를 팔아 12.9% 점유율로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어 레노버(5.7%), 아마존(4.4%), 에이수스(3.4%) 순이었다. 태블릿 시장 규모가 전체적으로 쪼그라든 가운데 노트북처럼 키보드를 달아 쓸 수 있는 ‘투인원(2in1)’ 제품은 혼자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SA에 따르면 투인원 태블릿은 작년 4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379%나 증가했다. 태블릿 운용체계(OS) 판도도 뒤바뀌고 있다. 윈도 태블릿 작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59% 증가했지만 안드로이드와 iOS 기반 태블릿은 각각 7%,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