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무지외반증
하이힐이 무지외반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흔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무지외반증이 남성들에게도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엄지발가락 외반증’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인원을 확인한 결과, 최근 5년간 연평균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 여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84.7%(47,366명)를 차지하며 남성보다 5.5배 더 많은데 비해, 최근 5년간 진료인원 연평균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더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으로 40~60대 환자의 비율이 2009년에는 68.4%, 2013년에는 68.1%를 차지하며 이 중 50대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 5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진료인원 수는 많지만,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10대 청소년을 비롯하여 20~50대 청·장년층 남성의 꾸준한 증가 추세에 비해, 40~50대 중년층 여성은 감소에 가까운 것을 알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박민정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무지외반증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발볼이 좁은 꽉끼는 신발을 신거나 외상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지외반증이 서양에서 발생률이 높고, 최근 동양도 신발의 변화에 따라 환자가 증가하고, 여성의 비율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가족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있거나, 굽이 높거나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오래 서서 일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최근 하이힐 외 플랫슈즈, 스니커즈 등 신발을 다양하게 선택하게 되면서 30~40대 여성 환자가 감소 추세인 반면,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운동화보다 발볼이 좁은 구두를 신으면서 20~30대 남성 환자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 결과들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신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특히 남성에게 무지외반증이 증가하는 결과들이 있으므로 비만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현이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