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공상과학만화에서 그려졌던 여러 장면이 현재 우리 생활 일부분이 됐다. 자동차 기술 진보도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 부문 기술 지능화는 운전자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전자장치(메카트로닉스)로 일컬어지는 기술이 바로 이러한 자동차 지능화를 가능케 한다. 멀티미디어 기술이 현란한 영상과 고품질 음향, 정확한 지도 등으로 운전자와 동승자를 즐겁고 쾌적하게 한다면 메카트로닉스 기술은 운전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운전을 마치고 시동을 끄는 순간까지 운전자 안전과 편의성을 책임진다. 메카트로닉스 기술 중에서도 운전자에게 가장 친근하고 기본이 되는 기술이 바로 ‘차체제어모듈(BCM)’이다.
차량에는 수많은 전자제어장치(ECU)가 있다. ECU는 와이퍼, 에어백, 파워윈도, 파워시트, 키, 램프 등 연결돼 있는 장치를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ECU는 자동차 지능화에 필수 기술이다. 최근에는 차간거리장치·첨단제어시스템 등 미래 지능형 안전차량 곳곳에 적용된다.
BCM은 이렇게 다양한 장치에 적용된 ECU를 하나의 중앙제어장치에서 통합 제어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ECU는 각각의 자동차부품에 개별 장착돼 유닛 단위로 적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별 유닛이 모듈형태로 통합돼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됐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제어장치 핵심 역할을 하는 BCM을 개발 완료하고 현대·기아자동차 주요 차종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 수준을 앞으로는 기계적 조작 없이 자동차가 알아서 컨트롤하는 시스템화 단계로까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BCM 하나 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대표적 장치로는 ‘라이트 제어 장치’가 있다. 가장 일반적 라이트 제어는 미등을 켠 상태에서 시동을 끄고 차 문을 닫아도 자동으로 소등하는 기능이다. 이 장치가 없다면 배터리가 방전돼 다음날 시동을 걸 수 없게 된다.
한 단계 발전한 것이 ‘에스코트 헤드램프’ 기능이다. 미등 및 헤드램프를 켠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30초간 헤드램프가 작동되다 꺼지는 기술이다. 어두운 밤길에 운전자가 안전하게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친절한 장치다.
이 밖에 자동차 앞 유리창에 장착된 레인 센서가 강수 여부 및 강수량을 인지해 와이퍼를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와이퍼제어 기술, 도난경보·시트벨트 미착용 경보·도어자동 잠금 및 해제·파워 윈도 전원제어 등도 모두 BCM으로 가능하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