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가상현실(VR) 등 미래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숨어 들었다. 구글 검색엔진, 아마존 도서추천, 페이스북 얼굴인식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로 촉발되는 기술혁명은 인간 삶과 생계수단을 근본 변화시키면서 노동자에게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열린 다보스포럼 ‘미래일자리보고서(Future of Jobs)’가 전망한 것처럼 인간 일자리가 사라지고 똑똑한 로봇이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저자는 갈수록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 생활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예측한다. 최신 로봇 공학,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인지 시스템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가속화될 노동시장 불안과 소득 불평등을 고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 경제체계와 사회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업 순서를 배치하는 단순 지시에 불과했던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이제 인간 두뇌를 본 따 좀 더 유연한 접근 방식을 활용한 ‘신경망(neural networks)’ 프로그래밍으로 발전했다. 신경망 프로그래밍은 초기에는 성과가 없었지만 ‘머신러닝’과 ‘빅데이터’가 더해지면서 최근 꽃을 피우고 있다.
기계학습 시스템은 필요 내용을 부호화하고 일일이 가르쳐주거나 문제를 푸는 방법을 지시하는 인간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인간이 풀기 힘든 문제를 척척 풀어내며 인간 능력을 순식간에 넘어섰다. 지금 컴퓨터 발전 속도가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스마트폰이 인간두뇌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가속화하는 기술 발전은 자본이 있는 소수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준다. 반면 가진 것이 노동력뿐인 사람은 점차 일자리를 잃고 풍요와 번영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생각하는 더 큰 위험은 우리가 위기를 인식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기술 발달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천천히 발전한다면 새 기술을 배우고 적응할 여유가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매우 빠를 때 영향력은 파괴적이다. 사람은 직업을 잃고 새 기술을 배울 시간이 없을 것이며 사회에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직업이 살아남고 소멸되는가가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런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다수 사람이 겪게 될 생계수단과 재산 붕괴에 관심을 갖고 대안을 찾기 위해 실마리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책적 보완이 없다면 우리 미래는 ‘(일하는)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비즈니스 리더와 정책 입안자는 인공지능 가능성과 위험에 대한 시기적절하고 실용적인 분석을 내놓아야 한다. 인공지능과 공존을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꼭 읽어야 할 지침서다.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1만5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