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통신업계는 기존의 통신서비스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 통신 3사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자 설득력이 생겼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매출이 줄었다. 모든 통신사의 매출이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만 보더라도 통신 시장은 정체기에 진입했다.
통신사업자는 신성장 동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미디어, 금융, 헬스케어 등 부문이 미래의 생존 동력이다. 돋보이는 분야가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IoT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한다. 여러 조력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특정 사업자만 힘쓴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연결되는 기기는 하드웨어(HW) 제조업체, 이를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소프트웨어(SW) 개발사가 각각 담당한다. 연결 자체는 네트워크업체나 통신사업자가 제격이다.
IoT는 다양한 주체가 어울려서 숨 쉬는 생태계다. 시장 한쪽에서 ‘주도권’ 논쟁이 고개를 든다. 플레이어가 많지만 결국 IoT 플랫폼을 거머쥘 ‘키 플레이어’는 있기 마련이다.
통신 3사는 앞다퉈 IoT 제품과 서비스를 쏟아 낸다. 가입자 기반을 근거로 한 서비스 전략이다. 과금과 서비스 운영을 해 본 사업자가 유리하다. 이들은 도어록·CCTV·보일러 등 중소·중견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백색 가전·자동차 등으로 전선을 확대한다.
IoT는 침체된 통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하지만 산업 전체가 성장하려면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다.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통사도 모든 영역을 담당할 수는 없다. HW·SW기업과 협업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최근 KT가 중소기업과 상생해 글로벌 IoT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특정 주체의 독식만으로 안 된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깨우쳤기 때문이다. 차세대 먹을거리로 떠오른 IoT가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방법은 상생뿐이다.
<사물인터넷 주요 경쟁 분야>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