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제조업을 혁신하려면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품 하나하나를 디자인하는 ‘스몰 디자인’을 넘어 어떤 것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하는 ‘빅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은 16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에서 ‘빅 디자인, 스몰 디자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이제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면서 “빅 디자인과 스몰 디자인 차이를 알면 디자인이 우리나라 경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말하는 스몰 디자인은 흔히 생각하는 제품, 인테리어 등에 사용하는 개념이다. 반면에 빅 디자인은 작은 디자인이 모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업의 큰 그림이다. 아이폰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든 애플을 빅 디자인 성공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빅 디자인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산업인지와 관계없이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내는 일”이라면서 “디자인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소비자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빅 디자인을 이해하면 국내 제조업을 혁신하고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국내 제조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원가 경쟁력으로 살아남으려는 제조업이 어려운 것”이라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의성을 접목하면서 제조업이 부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빅 디자인으로 기존에 없던 시장과 제품을 창조하면 우리가 앞서갈 것”이라면서 “2025년 19조달러(약 2.2경원)에 이르는 시장이 열리는 IoT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빅 디자인 3단계 프로세스로 ‘상상하고, 창조하고, 공유하라’를 제시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미래를 상상하고,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며, 제조사와 유통사 등 다른 기업과 협업하라는 의미다.
빅 디자인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핵심으로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라’는 명제도 제안했다.
김 회장은 “스티브 잡스 자서전에 ‘사용자 경험부터 시작하고 기술은 나중에 적용하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는 반대로 기술부터 만든다”면서 “앞으로는 사용자를 열심히 연구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상품화하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마켓 셰어(시장 점유율)’보다 소중한 것이 ‘마인드 셰어(마음 점유율)’”라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적 생각을 하면 모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