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최악의 1월을 보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1월 완성차 실적에 따르면 생산·내수·수출이 전년 1월 대비 7.6%, 6.8%, 18.8% 감소했다. 내수를 12월 실적과 비교하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인다.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전월 대비 38% 이상 급감했다. 파죽지세였던 수입차마저 국내 판매량이 감소했다. 2009년 8월 이후 76개월 만의 일이다.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12월을 보낸 직후여서 불경기에 대한 체감온도는 더 심했다.
업계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한숨이다. 정부도 놀랐던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말 선구매량이 너무 컸던지 시장 반응은 조용하다.
이 와중에 시장을 움직이는 새 요소가 등장했다. 바로 ‘신차’다. 7년만에 기아차가 출시한 K7과 8년만에 새단장한 모하비의 사전계약량도 기대 이상이다. 올 뉴 K7은 사전계약을 포함해 한달도 안돼 계약량 1만대를 넘어섰다. 2주간 사전계약량은 7500대로 지난해 월평균 K7 판매 대수(1700여 대) 4.4배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8년만의 기다림을 상징하듯 모하비 사전계약도 4500대에 달했다. 르노삼성이 권토중래를 꿈꾸며 야심차게 내놓은 SM6는 사전 계약 시작 하루만에 1200대가 넘는 기록을 달성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이미 시장은 포화될 대로 포화됐다. 경기는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경쟁마저 치열해져 콧대 높은 수입차도 너나할 것 없이 각종 프로모션을 걸었다. 가격 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동력은 역시나 ‘신차’다.
한동안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까지도 신차를 오랜만에 내놓으면서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신차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다.
이쯤되면 답이 명확해 보인다. 불경기에도 소비자 지갑을 열게 하는 카드가 무엇인지 말이다. 새로운 기술과 참신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신차, 즉 이노베이션이야 말로 불경기를 녹이는 유일한 요소다. 혁신과 연구개발은 불황이든 호황이든 언제든 정답에 가깝다.
전자자동차산업부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