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6’을 가상현실(VR) 서비스가 강타했다. 우리나라가 생태계를 선점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VR 단말 제조와 서비스에서 우리나라가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VR 카메라에서부터 영상합성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이 제시한 VR 패러다임이 세계 가전업계의 새 어젠다로 자리 잡았다.
갤럭시S7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기어VR와의 연동을 강조하며 VR 분위기를 주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까지 언팩쇼에 등장해 “VR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삼성은 VR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한 ‘기어 360’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LG전자는 ‘혁신제품’ G5와 LG프렌즈를 공개하면서 모바일 전용 VR 안경 ‘LG 360 VR’, VR 카메라 ‘LG 360 캠’을 출품했다. 무게와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강조했다. 언팩쇼에는 타사 제품 크기를 지적하며 경쟁을 부채질했다.
국내 중소기업 무버는 전문가용 VR 카메라 ‘무브릭’을 전시했다. KT와 공동 참가한 무버는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영상 품질을 선보였다. 삼성 기어VR 시범영상, KT 5세대(G) 통신 시연용 VR 영상을 촬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은 잠수함 모형의 VR 체험 코너를 만들었다. 잠수함 모형 안에서 6분 길이의 해저탐험 동영상을 상영했다.
MWC 2016에서 만난 산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VR 생태계 선점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VR 생태계를 구성하는 ‘카메라 제조-촬영-영상합성-서비스-단말’ 밸류체인을 담당하는 회사가 대부분 국내에 있다. 시장 확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단말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환경만 마련된다면 이제 막 개화하는 글로벌 VR 시장을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VR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프트웨어나 전문가 제품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VR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기술력을 갖췄다”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콘텐츠를 양산한다면 ‘K-VR’ 한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