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강기정 의원이 공천배제 사실을 알고도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섰다.
강기정 의원은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저지를 위해 열린 야당의 필리버스터 아홉번째 주자로서 지난 25일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강 의원은 26일 오전 2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5시간 5분 간의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강 의원이 두 시간쯤 발언을 이어가다 잠시 멈추자 사회를 보고 있던 이석현 부의장이 “강 의원이 발언을 한 지 꼭 두 시간이 됐다”면서 “많이 힘이 들 텐데 제가 잠깐 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강 의원이 평소와는 달리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참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다”면서 “아마 마음 속에 응어리가 많이 있을 텐데 이 자리에서 그걸 푸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며 강 의원을 격려했다.
이 부의장의 다독임에 강 의원은 단상 아래로 주저 앉아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돼기도 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기정 의원의 광주 북갑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광주 서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 줄 것을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북갑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운동권 출신 3선인 강기정 의원의 공천배제를 의미한다.
김현이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