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는 ‘미친 생각’이 산업 판도를 뒤바꾸고 ‘미친 사람’이 새 시장 지배자가 되는 현상을 목격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수십억달러짜리 회사를 만들었다. 자본 집약적 인 사업이 몸집을 키우려면 대대적인 투자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대규모 자본과 노동력, 건물이 있어야 했고 일종의 ‘권력’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이런 상식을 뒤엎었다.
괜찮은 아이디어로 사업을 구상하고 10억달러짜리 회사를 만들어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요즘처럼 짧았던 때는 없다. 기업 구조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업은 직원을 대규모로 채용하거나 거대한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 자본은 펀딩으로 모으고 노동력은 아웃소싱으로 해결하며, 마케팅은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저자는 변화 저변에는 우리 예상을 뛰어넘어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이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기하급수 기술(exponential technology)’이다. 기하급수적 성장곡선을 따르는 기술, 주기적으로 능력이 2배가 되는 기술이다. 한 개가 두 개로 되는 점진적 발전이 아니라 두 개가 네 개로, 네 개가 여덟 개로 발전하는 기술이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기하급수 기술을 잘 활용한 기업이다.
분명한 사실은 지난 10년 동안 이뤄냈던 발전보다 앞으로 5년간 이루어질 변화가 더 크고 인류 미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누군가에겐 곧 ‘거대한 기회’를 뜻한다.
저자는 대담한 아이디어로 10억달러 회사 만들기에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볼드’는 ‘대담한, 누구도 하지 못한 도전적인 생각, 또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혁신을 넘어 때론 황당한 대담한 생각과 행동이 인류 미래를 바꾼다는 저자 주장이다.
우리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기술의 파급력을 잘 알고 미래를 보는 눈이 있는 사람에게 그것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드론은 SF영화에나 등장하는 소재였다. 그러나 이제 관련 산업은 주력산업으로 부상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대담한 생각과 실행이 필요한 이유다.
책은 획기적으로 세상을 바꿔놓을 기하급수적 기술과 특징을 알아보고 그러한 기술이 기존 산업에 미칠 영향과 비즈니스 기회를 살펴본다. 또 기하급수 기업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심리적 부분을 다룬다.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해 시장 지배자가 된 4명의 인물(엘론 머스크, 리처드 브랜슨, 제프 베조스, 래리 페이지)의 성공 과정과 특징을 살펴본다.
대담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스타트업의 구체 방법론도 설명한다.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법(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방법,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크라우드소싱) 등 세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이지연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68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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