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글로벌 기업용 SNS시장 패권경쟁 뜨겁다

카카오톡 등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수시로 울려대는 메시지 알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생활과 업무를 분리하는 기업용 메신저가 주목받는다.

페이스북앳워크
페이스북앳워크

기업용 메신저는 실시간 채팅 외에도 게시판과 문서공유, 영상회의, 음성전화 등 협업 툴 기능을 추가한 기업용 SNS로 확대 중이다. 기업용 SNS가 기업 내 협업 툴 대표주자로 인기를 얻으면서 글로벌 기업용 SNS 패권 경쟁도 심화된다.

정보화시대 이전 제조업시대에서 가장 효과 높은 협업은 분업이었다. 각자 영역과 전문성을 중요시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협업이 이뤄졌다. 지식정보화시대 협업은 달라졌다. 모든 분야가 서로 복잡하게 엮여 한 분야 전문가보다는 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가치가 중요시된다. 기업에서도 지식·정보 교류와 공유를 필요로 한다. 정보화시대 협업의 본 요소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원격 접속, 클라우드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데스크톱 환경을 사용할 수 있다. 원격 협업 기술 발전은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일하고, 멀리 떨어진 사람과 가상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든다.

2010년대 들어와 다양하게 출시되는 협업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어 작고 가볍다. 대규모 IT 인프라 투자 없이도 노트북PC나 스마트폰에서 쉽게 구동된다. 특정 업무에 거대한 인력풀을 조성하고 노동 시장이 세계로 연결·통합돼 마치 클라우드처럼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동안 이메일은 가장 효과적 협업 솔루션이었다.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실시간으로 메일을 전달할 수 있어 업무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메일에 의존하던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변하기 시작했다. 기업 문화는 수평적 의사결정으로 변화하고 재택근무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협업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1990년대만 해도 회사에 다닌다는 것은 당연히 지정된 사업장이나 사무실에서 정해진 업무시간 동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는 굳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 않아도 팀을 이뤄 일할 수 있게 됐다. 즉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은 한 부서 직원이 세계에 흩어져 일을 하는 사례도 많다. 부품자재 공급을 담당하는 GSM(Global Supply Management) 부서 사람은 세계 협력사로 흩어져서 일하며, 기업용 SNS로 업무를 실시간 공유한다.

기업용 SNS는 ‘야머(Yammer)’ ‘슬랙(Slack)’ ‘힙챗(Hipchat)’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야머는 개인 프로필과 그룹을 만들고 ‘좋아요’를 달 수 있는 등 페이스북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에 등장해 기업용 SNS 성공을 이끌었다. 이메일을 열거나 답장을 기다리지 않아도 곧바로 정보를 볼 수 있다. 문서 공유 등으로 협업하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 2012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했으며, 국내 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이 이용하는 대표 기업용 SNS다.

슬랙은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기업용 SNS다. 사용자는 파일을 슬랙에 직접 업로드하고 특정 대화방과 연결할 수 있다. 다른 부서와 프레젠테이션을 공유해야 할 때는 파일을 해당 채널에 업로드하면 그 채널에 있는 모든 사용자가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의견을 올릴 수 있다.

사용자 수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2월 기준으로 일일 액티브 사용자 수가 230만명에 이른다.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불편함이 없어서 유료 모델에 우려가 많았지만 67만명 이상 유료 유저를 확보했다. 유료 사용자와 기타 매출로 지난 한해동안 64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힙챗 역시 일대일 채팅방을 만들고 파일 공유, 가상회의 등을 지원하는 등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공간을 제공한다. 채팅 기능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그룹채팅과 일대일 영상채팅을 지원한다. 힙챗 사용자가 아니어도 웹주소를 공유하는 식으로 외부 사용자와 채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료 서비스 가격도 사용자당 2달러로 비교적 저렴하다. 2012년 아틀라시안에 인수됐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초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 베타버전을 내놓고 100개 기업에 배포, 기업용 SNS 시장 진입을 호시탐탐 모색하고 있다.

기업용 SNS는 굳이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 않아도 웹이나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공간 제약이 없는 스마트워크 시대에 알맞은 기업용 업무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기업용 SNS 대부분은 기본 기능이 무료다. 고급기능만 유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Freemium)’ 형태기 때문에 기업에서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자발적 참여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그룹웨어는 기업 문화 틀을 깨지 못해서 자유로운 소통 효과를 보지 못한 기업이 많았다.

기업용 SNS는 개인 SNS와 이용 및 접근 방법이 유사해 젊은 사용자 층이 익숙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업용 SNS 내에서도 보다 자발적 소통이 이뤄지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기업용 SNS는 기존 서비스보다 보안이 뛰어나고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무장했다. 메일을 열거나 답장을 기다리는 행위 없이 곧바로 정보를 볼 수 있어 실시간 소통 도구라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기업용 SNS가 이메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