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성취 동기의 중요성

[ET단상]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성취 동기의 중요성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아마도 ‘학생의 성취동기를 어떻게 더 잘 끌어낼 수 있을까’ 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이 대학 생활을 통해 자기 적성을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또 그 꿈을 위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하게 유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학교 수업을 통해 그런 노력을 장려하고 포상할 수 있을까.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누구의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미국과 한국에서 약 10년간 대학 강의를 한 경험으로 내린 결론이 있다. 바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을 얻어간다는 느낌, 그리고 강의실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실제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용된다는 판단이 학생에게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동기가 부여될 때 학생은 자신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하는 노력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청년 구직난이 심각해질수록 취업 준비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과 좌절, 스트레스가 가중될수록 교육 현장에서 성취 동기 중요성은 더 강조된다. 동시에 동기부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지에 관한 대학의 고민도 깊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이 여러 산학협력 과정으로 학생이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또 그 직업이 요구하는 현장 지식과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데 참여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산업협력 시도가 주로 연구개발, 생산과 관련된 이공계 학과에 국한돼 이뤄진다는 점이다.

경영·경제·광고 홍보·미디어를 비롯한 여러 인문 사회계 학과도 이공계와 마찬가지로 실무적 지식 습득에 교육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관된 기업 채용 방식 역시 해당 분야에서 직무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들 실무 중심 인문 사회계 학과 학생도 대학 교육을 통해 이론적 지식을 습득함은 물론,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를 얻게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학생과 대화를 통해 가장 일관되게 접하는 요구 사항도 바로 이런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이공계 편향의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한 예로 삼성은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경영학과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는 미국의 인문 사회계 대학 교육의 현장에 델, 수잔 지 코멘, 맥코믹 등 전국 또는 지역 규모 기업과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것을 수년간 지켜본 필자의 눈에는 매우 자연스런 현상이다.

프로그램의 동기부여 효과는 대단하다. 가령 학생이 내놓은 마케팅 아이디어가 탁월하면 회사 경영에 채택되기도 한다. 이 경우 수익의 일부를 기업이 학교에 기부하기도 한다. 학생 경력으로도 남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성취에 대해 학생이 높은 자긍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올해 1학기부터 KT그룹이 한국광고학회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정규 수업에 더해 임직원과의 대화, 업계 데이터 분석, 참여 대학 사이의 광고 홍보 기획 경쟁 PT, 상금 수여 및 표창 등 다양한 활동과 혜택으로 구성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꿈을 키워가는 학생에게 또 어떻게 하면 수업을 통해 좀 더 의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할지 고민하는 참여 교수에게도 흥미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고려대, 명지대, 연세대, 인천대, 한양대 등 수도권 대학이 주로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KT 그룹은 더 다양한 학과와 공동 연구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인문 사회 교육 중요성과 가능성을 믿는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이번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더욱 발전해 인문 사회계 대학교육의 바람직한 한 모델로 자리 잡게 되는 날을 기대한다.

박진성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jinspark@i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