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곳곳에서 ‘무엇을 하든지 비판만 쏟아진다’는 하소연이 잇따른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푸념도 뒤따른다. 농담처럼 내뱉은 말이지만 억울한 사정이 엿보이는 하소연이다.
미래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마련하자 요식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공청회와 토론회 이전에는 미래부가 아무것도 안 한다거나 밀실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가 심사 분야와 항목을 공개하라는 압박도 받는다. 최다 금액 출자자 변경 승인 등 주식 취득 관련 인가 사항과 기간 통신사업 합병 인가 등 합병 관련 인가 사항이 법률에 규정돼 있다고 해명하지만 귀담아 듣지 않는다. 소정의 절차가 있음에도 가부를 빨리 결정하라는 재촉도 끊이지 않는다. 절차상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와 종합유선방송 사업변경 허가에 앞선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집요하게 미래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박과 핀잔을 연이어 받다 보니 허물이나 결함이 있는데도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자문해 본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라는 거대 이슈를 앞둔 만큼 이해관계자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미래부가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호시우행은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행동한다’는 말로, 판단은 예리하게 하되 착실하고 끈기 있게 실천한다는 뜻이다. 미래부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는 방법이 이것을 제외하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잘못된 판단에 대해 경계하고 시청자와 산업, 방송의 공익성 등 쟁점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면 된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 미래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이해관계자만큼, 아니 그 이상의 치열함과 철저함은 필수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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