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빠른 판단의 힘

[북스 클로즈업]빠른 판단의 힘

21세기 글로벌 비즈니스 사회에서 시장과 기술은 빠르게 변화한다. 기업이 이같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조금이라고 한눈 팔거나 주저하면 앞선 주자를 따라잡을 기회를 다시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기회라는 것은 ‘앞머리는 길고 뒷머리는 대머리’는 말이 있다. 기회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나타났을 때 주저없이 잡아야 한다. 제때 기회를 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고 난 뒤에는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결국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리더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리더가 아니다. 빠르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우유부단한 리더다.

빠른 판단에 정확성까지 가미한다면 금상첨화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판단력은 정확성을 겸비한 ‘빠른 판단’이라고 주장한다. 정확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한다. 어떤 전략이나 선택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진 현대사회에서는 머뭇거림 자체가 곧 손해를 보는 것,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 능력은 어떻게 키워지는가. 저자는 먼저 문제점과 목표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4분면을 제시한다. 수익의 크기와 경쟁상대 유무를 두 축 기준으로 4분면으로 나누고 문제점이 어느 분면에 속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문제점이 정확히 도출되었다면 해결방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저자는 각 분면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지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제1사분면은 ‘트레이드오프’, 제2사분면은 ‘트리구조’, 제3사분면은 ‘압축’, 제4분면은 ‘게임이론’이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도구는 이 네 가지면 충분하다. 양 극단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 또는 포기하는 ‘트레이드오프’, 선택해야 할 요소가 많을 때 상·하위 개념으로 계층화해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트리구조’는 빠른 판단을 도와준다. 또 불특정다수와 경쟁에서 마케팅 요소를 더해 승부를 거는 ‘압축’, 경쟁상대 행위가 상호의존적으로 영향을 미쳐 전략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게임이론’은 통찰력을 키워준다.

이렇게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도표화하면 어떤 의사결정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또 의사결정 도구는 비즈니스는 물론 이직, 여행, 주거 등 개인 삶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우리는 하루 평균 약 70번 판단을 한다. 한 주에 약 500번, 한 달이면 2000번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성패나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은 물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판단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저자는 판단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판단이라도 저자가 제시한 ‘의사결정의 4가지 도구’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그러한 판단 습관이 쌓이면 쌓일수록 일류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단력을 기를 수 있는 생활 습관도 제안한다. 무심코 지나간 하루를 복귀해 그렇게 된 이유를 정확히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 ‘역사서 읽기’를 추천하고 혼자하는 여행을 권한다. 또 가치 있는 정보에는 과감하게 돈을 투자해 정보통이 되라고 권한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주도적으로 자청해 일하고 결과를 점검해 판단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판단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 평범함이 인정받기 힘든 세상에 평범함을 넘어설 유일한 방법은 ‘용기 있는 의사결정자’가 되는 것뿐이다.

고세키 나오키 지음. 김효진 옮김. 어언무미 펴냄. 1만3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