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개방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가야하는 길이고 새로운 산업이 생기는 일입니다. 앞으로 플레이어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한전도 경쟁 시대를 위한 준비를 할 것입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9일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력 판매시장 경쟁에 대비해 영업력 보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시장을 연 상황에 나온 독점사업자 수장의 발언이라 의미가 크다.
조 사장은 전력시장 개방을 산업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트렌드로 짚었다. 기술이 발달하고 ICT와 융합하면서 에너지신산업이 등장하는 등 환경 변화에 시장도 변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한전 모습도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전기를 팔고 요금을 받는 단순한 거래 구조를 넘어 수많은 판매자와 경쟁하는 서비스 창출과 영업활동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영업력·아이디어 보강을 주문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영업을 안했지만, 앞으로는 고객을 찾아가고 차별화된 혜택을 주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개방에 따른 한전 역할도 새로 정립했다. 시장 개방으로 혹시 생길지 모르는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하는 차원이다. 여러 판매사업자가 새로 들어오면 가격과 서비스가 서로 달라 이 과정에서 불신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력 공급은 안정적 유지가 필수 요건인 만큼 조그만 허점도 허용되지 않으며 개방과 안정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시장이 변화하면 좋고 개방은 이미 각오를 하고 있다”며 “개방 시장에서 한전은 사업자 역할과 함께 공공성 부문에서 시장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
조정형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