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식각액(에천트) 시장이 양강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솔브레인이 독식해온 시장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진출하면서 지형에 균열이 생겼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식각액 시장이 솔브레인 주도에서,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식각액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실리콘 산화막 두께를 줄이거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식각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질이 불산(HF)과 비오이(BOE)다. 솔브레인이 이 불산과 비오이 90%를 독점, 공급해왔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 업계 지형에 중대 변화가 일었다.
대형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 공급사 다변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새롭게 진출한 이엔에프가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 선발주자인 솔브레인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따르면 국내 반도체 식각액 시장에서 이엔에프 점유율은 20~30%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이면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전체 규모가 늘어 솔브레인과 이엔에프 반도체 식각액 매출은 모두 상승 추세다. 그러나 솔브레인이 독식해오던 시장이어서 이엔에프의 추격이 반가울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솔브레인이 독점하다시피한 시장에 이엔에프가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간 맞경쟁 체제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엔에프는 일본 모리타와 합작으로 반도체 식각액 제조 업체 ‘펨테크놀로지’를 2011년 설립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식각액 생산을 위해서는 불산이 중요한데 모리타는 고순도 불소 관련 세계 2위 전자재료 업체다. 모리타의 안정적 원료 공급을 토대로 펨테크놀로지가 반도체 식각액을 제조하고, 이를 다시 이엔에프가 판매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