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지 전문 기업 하나마이크론이 플렉시블 패키지, 전자파간섭(EMI) 차폐,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자동차 칩 패키지, 모듈 분야로도 진출한다.
플렉시블 패키징은 하나마이크론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이다. 실리콘 기반의 칩 패키지를 유연하게 만드는 공정과 소재 기술이 핵심이다. 하나마이크론은 패키지 유연성과 기판, 소자 접합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 등 관련 특허도 두루 취득했다. 지난해 7월 메디컬 디바이스 전문업체 레이언스는 치과 의료용 플렉시블 엑스레이 디텍터를 출시한 바 있다. 하나마이크론이 생산한 플렉시블 칩 패키지를 탑재했다. 플렉시블 칩 패키지 기술은 앞으로 웨어러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메디컬 디바이스, 지능형 자동차 등 다양한 시장에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MI 차폐 분야지만 하나마이크론의 신사업이다. 인쇄회로기판(PCB)과 커넥터에 주로 적용되던 공정이다. 최근 디지털 칩 동작 클록이 높아지면서 간섭 현상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칩 패키지에도 EMI 차폐 공정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경쟁사를 누르고 미국 칩 고객사와 EMI 차폐 관련 공급 계약을 맺었다.
팬아웃 패키지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공정 미세화로 패키징을 실시하기 전인 실리콘 반도체 다이(Die) 면적은 계속 좁아진다. 입출력(I/O) 단자 수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팬아웃은 I/O 단자 배선을 칩 바깥으로 빼 패키지 단에서 I/O 단자를 늘리는 기술이다.
김길백 하나마이크론 운영 총괄 겸 연구소장(전무)은 “자동차 반도체용 칩 패키지, 모듈 분야로도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고객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마이크론 매출 가운데 메모리 비중은 70%다. 나머지 30% 시스템반도체 매출 가운데 대부분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컨트롤러 패키징에서 나온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2862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각각 2.8%, 31.1% 줄었다. 메모리 시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사업 매출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특정 분야의 시황과 관련 없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 하나마이크론 연간 매출,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