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플래시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미래 먹거리로 기대되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도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 주류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2605억원으로 전년대비 48% 성장했다.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5029억원)에서 플래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이 넘는 51%를 기록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중심 전통 스토리지 자리를 플래시 스토리지가 빠르게 침투한다.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영역은 올 플래시 스토리지다. 저장장치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만 탑재한 올 플래시 스토리지는 지난해 659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했다. 2014년과 비교해 76%나 성장했다. 당초 한국IDC가 예상했던 규모(309억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HDD와 SSD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시장도 전년대비 40% 성장한 1946억원을 기록했다.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플래시 부문이 급속도로 커진 것은 EMC,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넷앱, HP 등 주류 업체들이 시장 참여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퓨어스토리지, 바이올린메모리 등 플래시 스토리지 전문업체가 주도했던 초기시장에 주류업체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업계는 연이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사업부를 개설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확산으로 고성능 스토리지 수요가 커지면서 기업도 도입을 확대했다.
박예리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2014년부터 시작된 주류 스토리지 업체의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진입은 지난해 성과를 거두며 예상보다 급격히 성장했다”며 “과거 VDI, OLTP 등 일부 영역에 제한적으로 적용됐던 것도 이제는 DB 등 애플리케이션 단위까지 파고들어 기존 스토리지를 대체한다”고 분석했다.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플래시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793억원,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시장은 2300억원으로 예측된다. 오는 2019년에는 각각 1261억원, 3244억원까지 성장한다. 지난해 기준 절반을 넘었던 플래시 스토리지 비중도 2019년에는 전체 80% 가까이 차지할 전망이다.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데이터 압축, 중복제거 등 기술적 요인이 해결됐다. 가격도 브이(V)낸드 등 신기술 적용이 본격화하면서 기가바이트당 1달러 미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모든 스토리지 기업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 주력하면서 경쟁도 뜨거워진다.
한국EMC는 모든 스토리지 제품군을 대상으로 올 플래시 스토리지를 추가한다. 올해 시장 점유율도 70% 이상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말 뒤늦게 올 플래시 스토리지를 출시한 HDS도 선두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VSP F시리즈와 올해 1월 출시한 HFS A 시리즈 등으로 올 플래시 라인업을 완성했다”며 “경쟁사에 비해 출시가 다소 늦었지만, 폭넓은 영업력을 활용해 선두 업체와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HP, 퓨어스토리지코리아, 한국넷앱 등도 올해 주력 사업으로 올 플래시,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판매를 설정, 영업을 확대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며 “시장이 커지면서 모든 업체가 수혜를 받기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