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는 최근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 규모가 2020년 2조2000억달러(약 26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미국 투자 금액의 5.6%다. 올해 3000억달러로 전망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68%에 이르는 초고속 성장이다.
지난 2008년에 시작된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장 비결은 저렴한 수수료와 낮은 진입장벽이다. 고도화된 알고리즘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사람 개입을 최소화해 비용을 낮췄다.
가장 먼저 서비스에 나선 스타트업 웰스프런트와 베터먼트가 대표적이다.
베터먼트는 현재 11만1800명의 자금 30억달러를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가 성장 비결이다. 웰스프런트는 1만달러 이상 자산의 0.25%만 수수료로 받는다. 그 이하는 무료다. 베터먼트 역시 0.15~0.35%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 기존의 자산 관리 수수료가 1% 이상인데 반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소 투자 금액이 낮아 진입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웰스프런트는 최소 투자 금액이 5000달러(약 600만원)다. 베터먼트는 투자 금액 기준이 아예 없다.
자동화 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또 다른 낮은 수수료 비결이다. 뱅가드, 웰스프런트, 베터먼트 등은 주로 수수료가 싼 ETF를 활용한다.
대형 은행도 동참했다. 찰스슈와프, 뱅가드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연내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관리자산 50만달러 이하, 25~35세의 정보기술(IT) 선호도가 높은 고객이 주요 타깃이다.
17조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자산관리업계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관리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상위 4개 업체 전체 관리 자산도 50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미국 역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국내 시장은 초기에 진입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전진호 유안타증권 온라인전략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등장으로 기술 진보와 함께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문턱이 높은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서비스를 낮은 수수료로 제공한다면 수요는 점점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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