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독자 모바일뱅킹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인터넷뱅킹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핀테크 시대에 대비한 모바일 전용 뱅킹 플랫폼을 구축,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젊은층 고객 유입 효과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 일환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위비뱅크, 신한은행 써니뱅크에 이어 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이 모바일뱅킹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오는 7월을 목표로 모바일전용 뱅킹 시스템 `올원뱅크(가칭)` 개발에 착수했다.
올원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하기 위한 NH금융 모바일융합 플랫폼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다수 탑재된다. 금융권 최초로 금융지주사 통합 상품마켓도 제공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플랫폼 구축이 진행 중”이라며 “농협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모바일로 구현하고 유통 등 시중 은행이 할 수 없는 차별화 서비스도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조만간 직원을 대상으로 모바일뱅킹 브랜드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올원뱅크라는 브랜드를 확정했지만, 신한 써니뱅크나 우리은행 위비뱅크 브랜드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이에 새로운 브랜드 공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조만간 모바일전용 뱅킹 시스템 개발을 위해 관련 협력사 물색에 나선다. 인터넷뱅킹 분야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한 국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맞춰 자체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하반기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금융부문서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독자적인 모바일뱅킹 플랫폼 구축 후 지방은행까지 별도 모바일뱅킹 구현에 나서고 있다”며 “국민은행이 보유한 IT를 모바일뱅킹에 구현해 인터넷뱅킹 점유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모바일뱅킹 자체 시스템 구현에 나서는 것은 스마트폰 기반 비대면 채널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터넷뱅킹 이용자가 점차 스마트폰 기반 금융서비스로 갈아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신한은행 써니뱅크는 대출과 환전 부문에서 모바일뱅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1일 기준 `써니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은 21만5097건, 2740억원 자금이 몰렸다. 대출 또한 3만891건에 1011억원이 거래됐다.
우리은행 위비뱅크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위비대출(3월 18일 기준)은 약 2만좌, 850억원 돈이 몰렸고 위비 예·적금에는 12만좌, 1250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