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프랑스에서 196개국이 참석해 `제21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열고 기후변화 대응과 인류 생존을 위한 목표 및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총회는 `파리협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2021년 신기후체제 출범을 알렸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범지구 차원의 대응을 지속 논의해 왔으나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실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1992년 `리우 기후변화협약`, 1997년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첫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선진국에만 규정하고 목표도 하향식으로 할당, 국가 간 갈등이 컸다. 미국은 의정서 참여를 거부했고, 일본 및 캐나다 등은 의정서를 탈퇴했다.
반면에 파리협정은 당사국 모두를 기후온난화 의무 이행 대상국으로 규정하고 각국이 스스로 감축 목표를 결정하는 상향식 방식을 택했다. 재원, 기술 등 영역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개발도상국 지원 방안도 담았다. 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을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선진국은 2025년 이후 매년 최소 1000억달러 규모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파리협정의 가장 큰 의의는 `새로운 기회 창출`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는 신기후체제 이행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등 분야에서 12조3000억달러 규모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신기후체제 출범에 선제 대응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신시장 100조원, 일자리 50만명 창출, 온실가스 5500만톤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또 △누구나 전력을 생산하고 팔 수 있는 시장 창출 △저탄소 발전 확대 및 신시장 개척 △전기차 주력 산업화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 등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에너지 프로슈머 전력 시장` 개설은 다양한 분산 자원 확대와 더불어 마이크로그리드, 수요자원 시장, 제로에너지 빌딩 등 신산업 활성화를 유도하고 `저탄소 발전 확대`는 신재생발전, 초고압 직류송전(HVDC),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전력 인프라 확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의 전기자동차 100% 전환과 충전 인프라 구축은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고 산업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스마트공장을 4만개로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스마트공장 모델 확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신기후체제 출범을 `호기`로 만들어야 한다. 화석연료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신기후체제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동시에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후변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지속된 연구개발(R&D) 투자가 절실하다. 탄소배출 감축 목표 가운데 해외에서 11% 감축을 이뤄야 하는 만큼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및 국제 기금을 활용한 사업 모델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다양한 국내 실증으로 해외 각 국가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융·복합으로 경쟁력 있는 분산발전 시스템을 확보해 에너지 공급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상봉 LG전자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 사장 b2bofficer@l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