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는 1889년 9월 23일 창업했다. 100년이 훌쩍 넘었다. 게임 회사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화투 제조로 시작했으니 아예 게임과 상관없지는 않았다.
이후 어린이용 완구로 사업을 이어가던 닌텐도는 일본 내 첨단산업 붐을 계기로 전자완구로 방향을 틀었다.
닌텐도는 1980년 휴대형 비디오 게임기 `게임&워치`와 1983년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게임 업체로 방향 전환에 성공했다. 이 두 게임기는 지금의 닌텐도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패미콤은 가정용 게임기 전설로 통한다. 대표 게임 슈퍼마리오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확대했다. 당시 패미콤은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과 북미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려 20년 가까이 신품을 생산할 정도였다.
닌텐도는 패미콤을 기점으로 정체와 성장을 반복한다. 게임기 하나에 회사 명운이 엇갈리는 것이다.
실제로 패미콤 이후 마땅한 아이템이 없던 닌텐도가 1989년 새로 들고 나온 제품이 그 유명한 게임보이다. 당시 일본에서만 2주 만에 3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북미에서만 100만대 이상 팔렸다. 연 매출이 당시 23억달러에 달했다.
닌텐도는 게임보이에 의존한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게임보이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평정했음에도 닌텐도를 지탱하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닌텐도는 이때 또 한 번의 도약을 한다. 바로 2004년 등장한 닌텐도DS다. 화면을 두 개로 나누고(Dual Screen) 아래쪽에는 터치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소니 PSP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스펙이었지만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이라는 학습 게임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게임에 관심이 없던 어른들에게도 닌텐도DS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닌텐도는 이를 기반으로 2006년 체감형 게임 닌텐도 위(Wii)를 출시하면서 거실 공략에 다시 한 번 나서기도 했다. 한국지사를 설립한 것도 이때쯤이다.
지금까지 닌텐도 행보를 보면 화려한 스펙에 의한 그래픽이나 조작성을 무기로 삼지 않았다. 닌텐도에 최전성기를 선물한 게임보이와 닌텐도DS를 보면 알 수 있다. 소비자 요구를 정확히 읽어냈고 필요한 기능만 골라 담았다. 특정 계층을 집요하게 공략하기보다 소비층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화려하고 강력한 게임은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닌텐도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은 없다”던 닌텐도가 지난 17일 스마트폰용 게임 `미토모(Miitomo)`를 출시한 것. 심지어 출시 3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닌텐도의 과감한 변신은 일단 성공했다. 닌텐도는 디엔에이와 함께 2017년 3월까지 총 5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콘솔 게임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북미 시장에서는 콘솔 게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NX`다. 4K 영상에 터치 컨트롤러, 동작인식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X는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16`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NX 성공 여부는 중요하다. 닌텐도는 판매가 부진한 Wii U 생산을 올 연말 중단키로 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닌텐도가 NX를 무기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을 밀어내고 콘솔 게임 시장을 다시 석권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닌텐도 콘솔 게임기 역대 판매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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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