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주마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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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 간 대결이 끝난 지 2주일이 지났다. 충격파가 큰 탓인지 여운이 지속된다. 곳곳에서 인공지능(AI)을 이야기한다. 너도나도 AI 전문가를 자처한다. 알파고로 회자되는 AI의 중요성을 진작 알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AI 연구를 하고 싶어도 정부의 지원 부재로 불가능했다는 불만도 쏟아낸다. 화살은 미래창조과학부를 향한다. 안목도, 비전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알파고가 이슈가 되자 미래부가 부랴부랴 정책을 내놓았다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미래부가 지능정보를 진작부터 준비한 걸 아느냐는 질문에는 죄다 꿀 먹은 벙어리다.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미래부가 지능정보 사회 조기 구현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는 사실에도 묵묵부답이다.

민간 주도로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300억원 규모의 지능형 소프트웨어(SW) 개발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계획이 알파고 이후 즉흥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것도 애써 모른 체 한다.

오로지 미래부에 뒷북이나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만 늘어놓는다. 미래부로선 지난해부터 준비한 그동안의 노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섭섭하다. AI에 수십조원을 쓰는 구글과 비교해 올해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이 고작 18조9363억원이라고 항변할 수 없다.

어찌됐든 미래부는 모처럼 달아오른 분위기를 지능정보의 발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의 말처럼 알파고 덕분에 지능정보에 대한 관심과 선풍이 일고 있다. AI 전문가는 차고 넘칠 정도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고 했다. 한창일 때 힘을 더한다는 뜻이다. 미래부도 지능정보에 탄력이 붙었을 때 속도를 내라는 말이다. 봇물처럼 터지는 열기를 지능정보 발전의 마중물로 만드는 노력은 미래부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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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